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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2004] 케리, 전당대회 약발 먹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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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민주당 존 케리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29일 끝난 전당대회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장 선거가 치러지면 민주당 케리-에드워즈가 52%, 공화당 부시-체니가 44%를 얻어 민주당이 8%포인트 차로 승리한다. 조사 대상은 선거에 참가하겠다는 전국의 유권자 1190명이었다. 민주당에 더욱 희소식은 케리의 후보 수락 연설이 대히트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케리의 연설 직전인 29일 오후에 실시된 뉴스위크의 첫째날 여론조사에서는 케리-에드워즈가 49%, 부시-체니가 47%로 불과 2%포인트 차였다. 한데 다음날 여론 조사에선 54% 대 41%로 격차가 무려 13%포인트로 벌어졌다.

CNN 등 일부 언론에서는 "케리의 연설은 베트남전 참전용사에서 반전 시위의 선봉장으로, 다시 상원의원으로 이어진 자신의 삶을 유권자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주면서 출마의 정당성을 제시했다"면서 "40년 전 존 F 케네디의 후보 수락 연설 이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그 효과는 뉴스위크가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8~9일의 여론조사 때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해 부시 47%, 케리 38%였다. 한데 이번에는 케리 44%, 부시 43%로 역전됐다.

한편 부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유권자의 51%는 대통령이 나라를 분열시켰다고 믿고 있다(통합시켰다는 응답은 39%). 대통령이 나라를 다스리는 방식에 불만이라는 응답이 58%나 되고, 이라크 전쟁이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못했다고 믿는 사람이 57%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4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는 흐름과 추세가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부시에게 매우 불길한 징조다.

공화당은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일 "부시 선거캠프는 케리가 상원의원으로서 여러 차례 서로 모순되는 투표를 했다는 사실을 집중 부각시켜 '믿을 수 없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으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이를 알리는 TV 광고에 1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화당은 이달 말 뉴욕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를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관행은 양당 모두 8월 휴가철엔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양측은 모두 8월 내내 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돌아다닐 계획을 잡아놓았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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