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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협상 초안 합의 "농산물 관세 크게 내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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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무역기구(WTO) 147개 회원국은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반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의 기본 원칙(협상 초안)을 정하는 데 합의했다. 이 초안은 앞으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서 논의의 기본 틀이 된다. 회원국들은 또 올해 말로 끝낼 예정이던 DDA 협상을 내년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초안은 관세가 높은 농산물의 관세를 더 큰 폭으로 깎도록 규정했다. 100% 이상 고관세 품목이 142개인 한국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모든 농산물의 관세를 무조건 일정 수준(관세 상한선) 이하로 내릴지는 앞으로 계속 논의해야 한다. 협상 결과가 발효되는 첫 해에 농업 보조금을 20% 이상 감축해야 한다.

수입국을 배려한 부분도 있다. 국가별 사정에 따라 극소수 품목은 관세 감축을 덜할 수 있다. DDA 협상과 별개로 진행 중인 쌀 협상에서 쌀도 관세를 매겨 수입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우리나라는 쌀에 대해서는 관세 인하폭을 줄이는 것과 같은 특별 대우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관세 인하 폭이 작은 품목들은 의무 수입량을 늘리는 등 대가를 치러야 한다.

개발도상국에 대해선 일정한 특혜를 주기로 했기 때문에 농업 부문에서 한국이 개도국으로 분류돼야 유리하다. 각 회원국은 서비스 부문 관련 2차 개방 계획안을 내년 5월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관세 감축률 등 구체적 개방 조건은 앞으로 협상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이번 합의가 한국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농산물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고, 쌀 협상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란=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WTO 4차 각료회의를 계기로 시작된 다자 간 무역 협상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은 2004년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그 이후의 세계 무역 규칙을 만드는 협상이다. 한때 뉴라운드 협상이라고도 불렀다. 주요 쟁점은 농업 부문 개방이다.

장세정.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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