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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밥 대박 비결은 단순명쾌한 스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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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마크 테일러 총괄 매니저 는 “스폰지밥의 친근한 캐릭터와 단순한 이야기 전개가 전 세계 어린이의 폭발적인 사랑을 이끌어낸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닉 코리아 제공]

노란 몸뚱이에 숭숭 뚫린 구멍. 얼핏 보기에도 우스꽝스런 모습에 전 세계 어린이들이 열광한다. 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채널 ‘닉(Nick)’의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밥(Spongebob)’ 얘기다. 1999년 7월 미국에서 첫 방영된 ‘스폰지밥’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현재 178개국에서 방영중인 ‘스폰지밥’은 각 나라별로 10주년 맞이 행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최근엔 헐리우드 스타 조니 뎁의 목소리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폰지밥은 무척추 해면 동물인 ‘스폰지’를 토대로 만든 만화 캐릭터다. 해면 동물을 만화 캐릭터를 바꿔보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해양생물학을 전공한 원작자 스테판 힐렌버그가 30여분 만에 이야기의 뼈대를 만들고 쓱싹 그려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0년째 방송을 이어오면서 ‘21세기 미키 마우스’로 불릴 정도로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으로 성장했다. 의류·문구 등 각종 캐릭터 상품이 개발되면서 10년간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주인공인 스폰지밥은 해저 도시인 ‘비키니 시티’에 살면서 햄버거 가게(집게리아)에서 일하는데, 단짝 친구인 ‘뚱이(불가사리)’와 태권도가 취미인 여자 친구 ‘다람이(다람쥐)’ 등과 스릴 넘치는 모험극을 펼친다.

이달 초 한국을 찾은 닉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총괄 매니저인 마크 테일러로부터 그 인기 비결을 들어봤다. ‘스폰지밥’의 원화·컬러링 등 애니메이션 작업이 대부분 한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는 매년 서너 차례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기술은 수준급이다. 스폰지밥과 같은 세계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낼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세계적인 캐릭터로 키우겠다는 기획이 있었나.

“그런 의도는 없었다. 스폰지밥은 매우 간단한 아이디어로 시작됐고 스토리텔링(이야기 구성)도 단순 명쾌하다. 그런 점 때문에 어떤 나라나 문화에서든 통한 것 같다.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각종 캐릭터 산업도 자연스럽게 따라왔고 그러다보니 세계적인 캐릭터로 성장하게 됐다.”

-스폰지밥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는.

“스폰지밥은 수퍼맨같은 영웅도 아니고 그저 친구같은 존재다. 친근함이 강점이다. 항상 성공하진 않지만 늘 열심인 모습으로 사랑을 받는다. 또 다른 캐릭터와 달리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행복하다는 감정 하나에 30~40가지의 다양한 표정이 나온다. 시청자와 감성을 교류할 수 있는 캐릭터다.”

-미국에서 탄생한 캐릭터인데 문화를 초월해 사랑을 받았다.

“스폰지밥이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 거다. 핵심은 이야기와 캐릭터다. 사랑과 우정 등 보편적인 감성을 이야기하는 캐릭터는 어떤 문화에서든 사랑받을 수 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게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성격이 분명하고 관계도 단순해서 앞으로도 수천 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거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평가한다면.

“한류 열풍을 보면 한국도 스폰지밥처럼 세계적인 캐릭터를 키워낼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뿌까 같은 캐릭터는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본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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