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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갈림길에 놓인 구직자들에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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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이 좀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취업자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쉽게 말해 백수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청년실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국가경쟁력의 관점에서 볼 때 상당한 손실이다. 정부에서는 이것을 방지하고자 행정인턴과 청년인턴 등의 제도를 꺼내들었지만 그것이 취업난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많은 구직자들은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다. 백수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인턴이라도 할 것인가. 심각한 구직난 속에서도 인턴 모집 공고는 하루가 멀다고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인턴이라는 것이 대부분 단순 업무나 잔심부름을 하기 일쑤인데다가 인턴이 종료된 이후에는 미래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쉽게 결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인턴을 한다 하더라도 나중에는 또 다시 백수와 인턴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 바에야 백수로 남을 것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더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린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나. 그 꿈을 두고 그냥 백수로 남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자.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인턴생활을 계속 할 것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인턴을 하더라도 자신의 경력과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곳에서 하고 그렇지 않다면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보자. 외국어 공부를 위해 해외에 나갈 수도 있고 국내에서 학원을 다닐 수도 있을 것이다. 자격증 시험에 도전할 수도 있고 자신의 전공 공부를 할 수도 있다. 하다못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라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고쳐보도록 하자.

방법은 많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 방법들이다. 그것이 게으름 때문이건 아니면 뭘 해야 할지 몰라서건 간에 제대로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하면 된다. 왜 내가 취업을 못하고 백수와 인턴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는지를 한번쯤 생각해보면서 말이다.

당장 밤에 무의미하게 인터넷 웹서핑을 하느라 늦게 자는 습관, 늦잠 자는 것, 하는 일 없이 빈둥대는 자신의 모습부터 돌이켜보고 고쳐보자. 많은 사람들이 취업이 안 되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실제로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금 자신은 어떤 지를 한번 살펴보자.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준비가 되어있는 지를 말이다.

취업이 잘 되지 않는 시대에 태어난 것을 탓하기 전에 본인부터 돌아보자. 취업이 안 되는 건 비단 자신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 시대가 모두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을 이겨낼 생각부터 해보자는 것이다. 만날 인턴과 백수의 갈림길 앞에 서서 고민만 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다.

취업은 경제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역량과 노력의 결과다. 여기 저기에서 떠들어 대고 있는 ‘카더라 통신’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실력을 키우고 열정적으로 도전해보는 것이 ‘취업의 왕도’다.

지금까지 ‘스펙세대’를 위한 취업 특강갽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0회의 칼럼 동안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해 준 스펙업(cafe.naver.com/specup) 회원들 덕분에 필자에게도 더 없이 재미있는 순간이었다. 구직자 여러분의 앞날에 밝은 미래만이 있기를!

유상일 칼럼니스트 sky_fun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