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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립격화 … 국회 공전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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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이 '국세청을 통한 대선자금 불법 모금사건' 에 대한 검찰수사와 여당의 야당의원 영입에 반발, 11일 장외투쟁에 나선 가운데 여권은 정치권 사정 (司正) 의지를 거듭 다지고 있어 정기국회 공전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특히 11일 열린 한나라당의 의원.지구당 연석회의에서 나온 발언들을 문제삼아 이들을 국회윤리위에 제소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키로 하는 등 초강경 대응을 하고 나서 여야의 대결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또 이날 '세풍 (稅風)' 사건과 관련,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와 임채주 (林采柱) 전 국세청장과의 연계 의혹설을 제기하고 李총재의 해명을 촉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이어 부평 중앙신용협동조합회관에서 '김대중정권 야당파괴 및 철새정치인 규탄대회' 를 개최한뒤 서울시내 7개지역에서 특별당보를 배포했다.

◇ 국민회의 = 당무회의는 "이회창총재와 임채주 전 국세청장의 접촉설이 있는만큼 세풍사건의 '몸통' 은 李총재일 개연성이 있다" 고 지적했다.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은 "이 사건을 李총재가 몰랐다고 해서는 안되며 국민앞에 사과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정균환 (鄭均桓) 사무총장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에서 나온 저질 발언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것들" 이라며 "발언자 모두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 고 말했다.

鄭총장은 또 "현직 의원들에 대해서는 국회 윤리위에 제소해 의원 자격 여부까지 문제삼을 방침" 이라며 "국민이 저질 발언 의원들을 퇴출시킬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12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당차원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 한나라당 = 15명의 의원을 비롯, 5백여 당원이 참석한 규탄대회에서 李총재는 "불명예스럽게 살기를 바라지 않으며 명예를 위해 차라리 죽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李총재는 그러나 "여권이 야당 파괴를 중단하고 사과한다면 당장이라도 金대통령과 만나 정국을 논의할 생각이 있다" 고 여야대화의 소지를 남겨 놓았다.

한나라당은 조만간 공청회를 거쳐 특별검사제 도입법안을 국회에 내기로 했다.

이에앞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이규택 (李揆澤) 수석부총무는 "노령의 김대중대통령이 사정 (司正) 을 너무하다 내년에 혹시 변고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며 대통령을 직접 비난했다.

백승홍 (白承弘) 의원은 "나라를 편하게 하기 위해 金대통령이 하루속히 하야하기를 4천만 국민이 기다린다" 고 주장했다.

김두우.김종혁.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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