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도 분기 이익 1조원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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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휴대전화와 TV가 한국 전자업계 실적의 쌍끌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전자는 두 제품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를 뽐냈다. 삼성전자도 최근 2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드러났듯이 24일 실적 발표 때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LG전자는 2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2분기에 글로벌 기준으로 14조4974억원의 매출과 1조13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분기별 사상 최대 매출인 데다 영업이익도 1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증권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을 6000억∼8000억원 정도로 이달 초 전망했는데, 이런 전망과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8560억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 회사의 5개 사업부문 모두 1분기에 이어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을 제외한 네 사업부문이 분기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LG전자는 보도자료에서 ‘휴대전화와 액정화면(LCD) TV의 수익성 개선, 에어컨 성수기 진입, 전사적 비용 절감이 최대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회사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철저한 성과주의를 도입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자평이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휴대전화가 가장 큰 효자 노릇을 했다. LG전자의 2분기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2980만 대로 전년 동기(2770만 대) 대비 8%, 전 분기(2260만 대) 대비 32% 늘었다. 휴대전화에서만 4조8569억원 매출에 53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11%로, 지난해 3분기(11.6%) 이후 처음 두 자릿수 비율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 휴대전화 점유율도 처음 10%대에 진입했다. 16일 실적발표를 한 핀란드의 세계 최대 휴대전화 업체 노키아는 2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2억6800만 대로 추산했다. 이를 토대로 따져보면 LG 휴대전화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1.1%로 추정된다. 삼성 휴대전화와 합치면 국산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31%로 추산돼 38%로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노키아와의 격차를 급속히 좁혀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이승혁 애널리스트는 “LG전자는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와 제품·영업력에서 상당한 격차를 벌려놓아 상당기간 세계 3위 업체 자리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의 평판TV 판매도 호조였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19% 늘어난 4조5086억원, 영업이익은 2236억원이었다. 원가경쟁력을 갖춘 신모델 출시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률은 5%로 높아졌다. 한편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사업 매출은 아시아와 중남미 신흥시장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2분기보다 2% 늘어난 1조719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김도한 애널리스트는 “종전엔 LG 휴대전화 수익이 두드러졌지만 2분기에는 TV와 가전 등 전 부문에서 고르게 이익을 냈다”고 평했다. LG전자는 3분기에 TV와 휴대전화의 판매량이 2분기보다 늘면서 매출이 지난해 3분기(12조7000억원)를 10% 이상 웃돌 것으로 기대했다. 

심재우·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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