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진압용 헬기도입 돌연 수입국 변경 잡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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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찰청이 2002월드컵과 각종 국제회의 등에 대비해 96년부터 추진해온 테러진압용 헬기 도입사업이 혼선을 빚고 있다.

경찰청은 당초 지난달 29일 공개 입찰방식으로 도입 기종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러시아제 헬기 도입을 우선 검토키로 방침을 바꿔 입찰을 준비해온 중개상들이 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반발을 사고 있다.

경찰청은 10일 "그동안 검토대상에서 제외됐던 러시아제 헬기에 대한 정보가 입수됨에 따라 테러진압용 헬기 입찰 기일을 두달간 연기하게 됐다" 고 밝혔다.

가격 2백억원대의 헬기 1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인 경찰청은 당초 여러 기종을 검토한 결과 프랑스제 푸마가 가격.성능면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 이 기종을 도입키로 잠정 결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입찰 10여일전 김세옥 (金世鈺) 경찰청장이 러시아 현물상환 물품에 대한 독점적인 대리자격을 지니고 있는 L그룹의 항공담당 간부를 만난 뒤 "러시아제 MI - 172에 대해 검토하라" 고 지시하고 조달청에 입찰연기를 요청했다.

金청장은 "러시아제의 경우 차관에 대한 현물 상환인데다 가격도 싸 어려운 나라경제 사정을 감안해 도입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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