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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효석 묘 밤에 이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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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의 작가 가산 (可山) 이효석 (李孝石) 의 묘소가 유족들의 뜻대로 이장됐다.

가산의 묘소 이장을 놓고 그동안 "고향이 함남이므로 경기도 파주 소재 실향민 묘지로 이장해야 한다 (유족측)" " '메밀꽃 필 무렵' 의 주무대인 강원도 평창에 남아 있어야 한다 (평창군 주민들)" 는 논란이 팽팽히 맞서왔다.

가산의 큰딸 나미 (奈美.66) 씨 등 유족과 이효석기념사업회측은 9일 새벽 강원도평창군용평면장평리 산283 묘지에서 가산의 유골이 든 두 개의 항아리를 수습, 오전 11시30분 경기도파주시탄현면성동리 통일동산내 동화경모공원에 이장했다. 이장식은 유족과 친지, 기념사업회 관계자, 예총 파주시지부 및 문인협회 소속 문인, 송달용 (宋達鏞) 파주시장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의 명복을 비는 간단한 추념의식만 거행됐다.

묘지가 이장되자 평창군과 가산문학선양회, 한국예총 강원도지부는 성명을 내고 "훌륭한 문인의 묘소를 옮겨간 유족들의 행동은 비도덕적인 처사" 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이어 "유족의 의지와 관계없이 기념관 건립 등 李효석선생의 선양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겠다" 고 밝혔다.

유족측은 영동고속도로 확장 및 묘지 진입로 공사로 인해 묘소 일부가 훼손되자 지난달 26일 용평면사무소에 묘지 이장신고를 냈다.

이에 평창군과 주민들은 5개 이장 후보지를 제시하며 유족들을 설득했다.

평창.파주 = 이찬호.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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