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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등생 '수우미양가'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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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초등학생 학력평가와 성적표 부활을 놓고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28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초등학교 때부터 학력평가를 실시해 수우미양가 등의 성적을 기록한 평가체제를 부활하겠다"고 밝히자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반대론은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나고 초등학교 교육이 입시에 휘둘리게 된다는 주장이며, 찬성론은 객관적인 평가자료를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학교 파행 부추긴다"=교육단체들은 초등학교에 시험 위주의 평가가 이뤄지면 학교 교육의 파행을 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교육비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은"암기식 입시교육으로의 전환인 동시에 사교육비 부담을 초등학교까지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도 성명을 내고 "초등학교의 성적표를 부활시켜 공개하겠다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가중시키고 교육의 틀을 경쟁체제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도 이러한 방침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임모(41)씨는 "지난해 학교에서 수학과 한문 경시대회를 볼 때 동네 서점에 관련 책이 동날 정도로 아이들과 엄마 모두 시달렸다"면서 "앞으로 학교에서 학력고사를 보게 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평가 가능"=학교에서 학력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공개하면 좋은 점이 더 많다는 지적도 있다. 임세훈 신서초 교사는 "학교에서 학력평가를 하지 않다 보니 오히려 학원에서 시험을 보고 자녀의 수준을 가늠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능력에 따른 지도나 수월성 교육에 평가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급학교의 학습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도 있다. 이근선 반원초 교장은"초등학교에서 수행평가만 하면 중학교에 진학해 시험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미리 학력평가를 통해 적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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