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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가르치며 자긍심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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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대학교 해외봉사단 단원들이 지난달 말 필리핀 바니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율동을 가르치고 있다. [선문대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필리핀 바타안주 발랑가시 외곽의 바니초등학교. 10여 명의 한국인 대학생들이 필리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등 기초적인 인사말부터 “한국에 가고 싶습니다” 등 현지인에겐 다소 어려운 말까지 다양했다. 다른 교실에선 흰 도복을 차려 입은 학생들이 “하나, 둘, 셋” 등의 구호에 맞춰 태권도 교육을 하고 있다. 가르치는 학생은 물론 단어 하나와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자세가 진지했다.

현지 학생들을 가르친 것은 아산에 있는 선문대학교 해외봉사단 학생들. 이들은 26일부터 7월10일까지 필리핀 현지에서 해외봉사활동을 벌였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선문대의 해외봉사활동은 교육과 보건, 건축 등 현지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일들로 구성됐다. 올해는 아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력해 필리핀을 선정했다. 봉사단은 현지 학생과 주민들을 위해 학용품세트 200개, 충남약사회 후원으로 받은 영양제 500개 등도 준비해갔다.

선문대 봉사단이 현지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천장이 없는 학교에 천장을 만들어 준 것이다. 바니초등학교는 3개의 교실이 모두 천정이 없는 양철지붕으로만 이뤄진 구조였다. 이 때문에 무더위 때는 땀이 흐를 정도로 더웠고 비가 올 때도 빗방울이 떨어질 정도였다. 봉사단은 ‘일단 천장을 만들어야 교육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고 손수 천장과 교실문을 만들고 전기배선작업과 페인트칠도 했다. 또 우물에 전기모터, 수도관을 설치해 화장실과 교장실·교무실에 연결해주기도 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학교는 제 모습을 갖췄고 교육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었다.

작업을 마친 봉사단은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갔다. 5개 반으로 나눠 한국어와 태권도, 전통놀이, 풍선아트, 미술교육, 한국동요 등을 가르쳤다. 매일 2시간씩 진행된 수업에는 170여 명이 넘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처음 한국말을 배운 학생들은 봉사단원들을 ‘오빠’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

보름간의 봉사활동을 마친 뒤 단원들은 “이곳에 와서 새롭게 변화시킨 것은 ‘관심과 사랑’이었다”며 “14박 15일간의 짧은 봉사활동이었지만 발랑가시 시민과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전해주고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는 게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우일(사회복지학과 4년·28) 학생은 “교육봉사를 통해 봉사단원과 필리핀 어린이가 한국문화를 배우고 사랑을 느끼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내년에도 필리핀 해외봉사활동을 실시한다면 바니초 강당신축, 파리와의 전쟁을 치렀던 지역 방역기와 상처를 치료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위한 보건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해외봉사 활동은 아산시 다문화가족센터와 연계한 ‘다문화가정 2세 역량강화사업’과 선문대 해외봉사단의 노력·교육·보건봉사가 어우러져 현지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해외봉사단을 인솔한 선문대 사회봉사센터 최광석 계장은 “해외봉사를 통해 필리핀 문화, 다문화가정을 이해하고 문화교류를 통해 친선도모와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선문대는 스리랑카 빈민촌 돕기, 러시아 고려인 마을 돕기, 태국·캄보디아·몽골 교육봉사활동 등 10년째 해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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