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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G반도체 통합 … 5대그룹 7업종 구조조정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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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전자와 LG반도체를 통합, 한 회사로 만들기로 하는 등 현대.삼성.대우 등 5대 그룹의 7대 업종 구조조정 계획이 확정됐다.

손병두 (孫炳斗)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은 3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반도체. 석유화학. 항공. 정유. 철도차량. 발전설비. 선박용 엔진 등 7개 업종의 구조조정안에 대해 합의, 의향서를 교환했다" 고 밝혔다.

주요 내용을 보면 석유화학의 경우 충남 대산의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을 통합한 뒤 해외 자본을 유치키로 했고 ▶항공은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동일지분으로 회사를 만들고 ▶철도차량은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3사가 단일법인을 세우되 지분은 자산평가후 결정키로 했다.

또 ▶정유는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발전설비는 삼성중공업의 관련부문을 한국중공업에 넘긴 후 현대중공업과 일원화하고 ▶선박엔진은 삼성중공업 관련부문을 한국중공업으로 넘기기로 했다.

공동으로 운영될 반도체 회사에서 현대와 LG가 지분을 어떻게 나누고 누가 경영권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키로 했다.

이번에 빠진 자동차의 경우 기아의 국제입찰이 계속 유찰되면 현대. 대우. 삼성 등 3사가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한편 5대 그룹은 이런 구조조정 계획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부채 일부를 출자전환하고 ▶부채는 10년거치 일시상환하되 우대금리를 적용하며 ▶구조조정 기업의 자산매각 때 법인세.부가세 등 관련 세금을 감면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孫부회장은 "이를 계기로 구조조정이 경제 전반에 빠르게 확산돼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 제고와 수출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안이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 은 없이 주로 공동법인 설립 또는 사업매각 형태로 이뤄진 점을 들어 당초 기대와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대해 부채탕감과 세제지원을 검토키로 했다.

청와대 박지원 (朴智元) 대변인은 3일 재계의 구조조정안 발표에 대해 "정부로서는 구조조정의 촉진을 위한 정부의 지원내용, 즉 부채탕감이나 세제지원 문제 등을 검토할 것" 이라고 밝혔다.

산업자원부 최홍건 (崔弘健) 차관도 "외자유치 기업엔 세제.금융지원을 강구하겠다" 고 밝히면서 "2단계 조정을 비롯한 기업 구조조정을 이달 안에 끝마친다는 것이 정부 방침" 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훈.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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