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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지않은 바닷물' 대책은…어패류 일찍 출하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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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양쯔강 유역 대홍수가 우리 해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중인 한국해양연구소 이흥재 (李興宰) 박사팀이 최근 제주 남서해상 1백20㎞지점에서 확인한 극 (極) 저염수는 염분농도 25퍼밀 (‰ : 1‰는 0.1%로 염분농도를 재는 단위) 로 사상 최저 기록이다.

이 부근 해역의 평소 염도는 30~31‰. 민물은 밀도가 적어 표층에 10m의 두께로 뜨는 터라 이 지역에서 주로 잡히는 15m깊이 이하 바다에서 사는 어류들에겐 커다란 위험이 없다.

또 자연상태 어류들은 이동하기 때문에 크게 타격을 입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양쯔강에서 밀려오는 이 민물 덩어리가 남풍을 타고 제주 연안으로까지 들어오면 '담수 (淡水) 쇼크' 를 피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동을 못하는 연안 어패류가 집단폐사하고 비양도와 추자도 해역에 형성된 갈치와 참치어장마저 사라질 우려가 크다.

염도가 1‰만 낮아져도 생태계 특히 이동하지 못하는 연안 어패류는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북제주군 수산종묘 배양장의 실험결과 염분농도가 25‰까지 떨어지면 수온 29℃에서 전복류는 3일만에 13%가, 32℃에서는 4시간만에 50%가 폐사하며 소라는 32℃에서 20%가량이 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쯔강에서 서해로 쏟아져 들어오는 강물의 양은 평소에도 초당 5만t 가까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이번 사상 최대의 홍수 후에는 초당 10만t가량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으로 해양연구소측은 보고 있다.

더군다나 서해는 수심이 평균 44m밖에 안되는 얕은 '접시물' 이라 쏟아지는 민물을 희석하는 자정능력이 다른 바다보다 현저히 떨어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李박사팀이 해수 추적부위를 띄워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결과에 따르면 남풍이 불 경우 이 민물이 제주 해협을 통해 한반도 남동해안 (고흥반도 주변) 까지 덮칠 수 있어 이 지역 어민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실정. 해양수산부 해양환경기획과 이윤 (李潤) 박사는 "담수쇼크는 태풍처럼 일종의 자연재해로 이를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 고 말한다.

그는 "따라서 미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담수쇼크가 우려될 경우 태풍처럼 미리 경보를 발령하고 어패류의 조기출하를 유도하는 수 밖에 없다" 며 저염예보와 경보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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