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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 딸도 '고액과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울대 선우중호 (鮮于仲皓) 총장의 딸도 고액과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는 등 서울 강남지역 '족집게' 고액과외사건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8일 鮮于총장의 부인 韓모 (55) 씨를 소환조사한 결과 鮮于총장의 둘째딸 (재수생) 이 고교 3년때인 지난해 9월말 한신학원 김영은 (金榮殷.57) 원장에게 수능시험때까지 한달반 과외비로 2천만원을 주고 전 과목 과외를 한 사실을 밝혀냈다.

韓씨는 경찰에서 "S여고 3학년 딸의 담임이던 權모교사의 소개로 학원을 찾아가 과외를 시켰으나 딸아이가 20일 정도 다니다가 강사진이 좋지 않다고 그만두었다" 며 "남편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모두 나 혼자서 한 일" 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權교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鮮于총장의 딸을 金씨에게 소개해주고 2백만원을 받았다" 는 진술을 확보, 26일 韓씨를 소환했으나 韓씨는 "학원을 찾아가긴 했으나 과외비가 너무 비싸고 딸이 거부감을 느껴 그냥 돌아왔다" 고 했었다.

경찰은 이날 鮮于총장 외에도 중소업체 사장 南모씨가 3천만원, 대형식당주인 金모씨가 1천8백만원을 각각 지불하고 고액 비밀과외를 시켜온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의 조사대상 학부모와 현직교사는 각각 74명과 1백40여명으로 28일까지 조사가 마무리된 사람은 각각 30여명에 불과해 조사가 진전되면 고액과외를 시킨 사회지도층 인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입건된 교사 18명에 대한 수사를 통해서도 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노골적으로 과외를 부추겼으며 과외비의 10~20%를 소개비로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지시로 불구속입건 상태에서 풀어준 원장 金씨가 행방을 감추는 바람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고액 '족집게' 과외를 하다 적발된 적이 있는 학원운영자 51명 명단을 지역교육청에 보내 이들이 수능시험을 앞두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장혜수.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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