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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센터 복합공간으로 평창동에 새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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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서울 도심과 가까우면서 동시에 벗어나 있는 곳이 종로구 평창동이다.

북한산 자락의 맑은 공기는 대도시 서울이라는 위치감마저 잊게 해주는 묘한 매력을 전해준다.

눈덮인 겨울이면 우유배달마저 끊긴다는 산비탈길은 능률을 쫓는 대형건물 대신 아늑함을 추구하는 나즈막한 주택가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올림피아호텔 맞은편 평창동 주택가 한가운데에 가나아트센터 (대표 이호재)가 들어섰다.

9월 1일 장욱진.권진규.박생광 등 작고작가 3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개관기념전 '거장의 향기' 를 시작 (20일까지) 으로 가나화랑은 인사동을 접고 평창동 시대를 연다.

외딴 섬처럼 홀로 떨어져있던 토탈미술관에 이어 바로 옆에 평창동 두번째 전시공간이 태어난 셈이다.

02 - 3217 - 0234. 가나화랑이 평창동으로 전시장을 옮긴다는 계획이 지난해 전해지자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사람들만 북적대고 실속은 없는 인사동을 피해 한적한 곳에서 '고객' 들만 상대하겠다는 의도로 비춰졌기 때문. 하지만 이호재 사장은 "이전보다 더 열린 공간이 될 것" 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인사동 시절보다 찾아가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3백석 규모 관람석과 최첨단 음향시설을 갖춘 미술관 중정 야외공연장에서 매주 펼쳐질 다양한 문화행사들은 전시장을 멀리하던 젊은이들까지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 유명건축가 장 미셀 빌모트 (50)가 연건평 8백50평의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설계한 가나아트센터는 실내전시실 3개뿐 아니라 조각정원과 야외공연장.레스토랑.아트숍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시 감상뿐만 아니라 한 건물 안에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연극.춤 등 볼거리와 먹거리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장르간 상호소통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첫번째 개관기념 공연으로 9월 1일 오후 3시부터 이어지는 전위무용가 홍신자의 웃는돌 무용단, 타악기 그룹 푸리, 대중가수 조영남.노영심 공연 등에서부터 이같은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전시장 개관에 앞서 8월 중순 먼저 문을 연 퓨전 레스토랑 '빌 (Wil)' 도 단순한 식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실내를 장식하는 석물과 국내외 유명작가의 예술작품말고도 건축가 빌모트가 조명.의자.식기.사인보드 디자인까지 맡아 레스토랑 자체를 하나의 예술품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북한산의 녹음이 한눈에 들어오는 3층 야외조각 테라스에는 맥주 바도 열 예정이어서 일반인들이 화랑을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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