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캐스팅, 행운이었지만 가수 김준을 보여주고 싶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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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하루도 제대로 쉰 날이 없다”는 김준. “‘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며 의욕을 보였다. [김성룡 기자]

한 사람의 광채가 때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일까. 김준(25)의 첫 인상은 ‘(좀) 잘 생겼다’였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의 F4 멤버였던 이민호와 함께 간 중국 광저우 팬미팅 때였다. 팬들의 환호는 이민호에게 집중됐고, 곁에 선 김준은 평범해보이기까지 했다.

그룹 ‘티맥스(T-MAX)’ 솔로 앨범 인터뷰차 다시 만났을 땐 달랐다. 인터뷰에 앞서 여기저기서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눈이 휘둥그래진 여성들이 몸을 숨기며 따라붙었다. 다시 보니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외모다. F4의 이미지를 입고 있을 때보다 제 본색을 드러내고 있을 때 더 빛난다고 할까. “거울 보면 마음에 안 드는 면도 많은데, ‘꽃남’이라 불러주시니 고맙죠. 사실 그렇게까지 잘 될 줄 몰랐던 작품인데, 돌아보니 캐스팅 된 게 행운이었죠.”

드라마에서 그가 맡았던 송우빈은 F4의 ‘넘버4’격. 아쉬울 법도 한데, 오히려 다행이라고 했다. “지금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연기를 못 했어요. 그래도 주로 구출 장면이 많았고, 방송에서 그런 게 멋있게 나오면 통쾌하더라고요. 다시 한대도 ‘구준표’가 아니라 ‘송우빈’을 맡아 제대로 잘해보고 싶어요.”

드라마가 종영된 지 석달이 지났지만 김준은 요즘도 ‘꽃남’ 해외 프로모션 활동으로 바쁘다. ‘꽃남’ OST를 부른 ‘티맥스’도 덩달아 ‘한류 스타’ 대열에 섰다. 최근엔 대만 카오슝에서 열린 ‘2009 월드게임(비올림픽종목 스포츠대회)’의 개막 공연에 초대되기도 했다. 2007년 데뷔해 3곡의 싱글을 발표할 동안 무명에 가까웠던 걸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다. “이제야 진짜 시작하는 기분이죠. 하고 싶은 음악이 너무 많아요. F4로 기억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이젠 가수로서 매력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번에 발표한 ‘티맥스’ 싱글 컬렉션은 신민철·박윤화 등 멤버 3인의 솔로 곡이 담겼다. 김준의 ‘준비 OK’는 ‘티맥스’에서 랩을 담당해온 그가 본격적인 가창을 선보인 첫 곡. J팝 느낌의 댄스곡으로 김준이 직접 가사를 썼다. 댄디한 수트 차림으로 파워풀한 춤과 랩을 선보인 뮤직비디오는 특히 F4 멤버 김현중의 우정 출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요즘 KBS 주말예능프로그램 ‘천하무적야구단’에서 활약 중인 김준은 뮤지컬에도 첫 나들이를 한다.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막을 올리는 ‘젊음의 행진’에서 교생 역을 맡았다. “연기·춤·노래를 라이브로 보여줘야 해서 부담이 크다”는 그가 총총 발걸음을 뗐다.

강혜란 기자 ,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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