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서 2골 사냥 … 이동국 끝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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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과 포항의 FA컵 8강전에서 양 팀(성남 노란색 상의, 포항 줄무늬 상의) 선수들이 성남 문전에서 공중볼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성남=뉴시스]

‘사자왕’ 이동국(전북 현대)이 폭풍 같은 골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북 현대는 15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연장전에만 2골을 터뜨린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제주 유나이티드를 5-2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전·후반 90분간 양 팀이 벌인 2-2 혈투는 이동국의 ‘원맨쇼’를 위한 전주곡에 불과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힘을 빼고 시작했다.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등 전북의 주축 선수는 모두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FA컵도 중요하지만 정규리그도 생각하며 힘을 안배했다. 최 감독은 후반 10분 이동국과 에닝요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연장전에는 루이스까지 기용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후반에 힘을 집중한 최 감독의 전략이 적중했다.

연장 전반 8분 이동국은 에닝요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헤딩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3분 뒤에는 루이스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내준 공을 오른발로 밀어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연장 후반 10분 에닝요의 추가골로 대승을 완성했다.

며칠 전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달리는 말’을 향해 채찍을 휘둘렀다. “주워 먹는 골만 넣는다”는 가시 돋친 채찍에도 이동국은 쓰러지는 대신 더 빨리 달렸다. 이동국은 최근 4경기에서 8골을 작렬하는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허 감독에게 질책을 들은 이후로는 2경기에서 3골이다.

수원 삼성은 홈에서 이상호·양상민·홍순학의 연속골에 힘입어 전남 드래곤즈를 3-0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성남 일화는 홈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2-1로 꺾었다. 성남 김진용은 1-1 동점이던 후반 24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은 최근 7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4강전은 10월 7일 열리며 대진은 추첨을 통해 정한다.

성남=이해준 기자, 수원=온누리 기자

◆FA컵 8강전(15일)

대구 1-1 대전 제주 2-5 전북

수원 3-0 전남 성남 2-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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