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채무 3-5년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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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러시아의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는 19일 정부가 국내 부채를 앞으로 3~5년간에 걸쳐 상환하겠다고 밝혔다고 AFP가 러시아 공영 TV방송을 인용, 보도했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타 신문도 정통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 정부가 조만간 만기가 도래할 정부의 단기국채 (GKO) 를 5년 동안 동결하고, 매년 20% 정도씩의 이자를 지급하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키리옌코 총리가 18일 오후 6시부터 주요 은행장들을 불러 이같은 방안을 통보하고 협조를 구했다" 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GKO에 대한 90일간의 모라토리엄 (지불유예) 기간을 3~5년간 연장하고 상환유예 외채의 범위도 넓히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대외채무에 대한 상환포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19일 오전 중 90일 동안 동결된 정부 채무상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를 24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자극받은 러시아 금융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주가가 19일 오후 2시30분 현재 전날 폐장시의 99.58보다 9.97% 떨어진 89.65를 기록했다.

미국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는 러시아 장기 외화표시 채권의 신용등급을 'B-' 에서 'CCC' 로 두 단계 낮췄다.

이에 앞서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17일 모라토리엄의 적용 대상은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GKO의 원리금과 만기 1백80일 이상의 외국인 신용 (외채.대부 등)에 대한 원금상환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GKO의 상당 부분은 러시아 국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 와중에 겐나디 셀레즈네프 러시아 두마 (하원) 의장은 2개월 이내에 루블화의 추가 평가절하가 있을 수 있다고 18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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