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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삼성 고종수,역시 게임메이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재간둥이 고종수 (21)가 제 자리를 찾고 신이 난다.

초고교급 선수로 각광받던 금호고 시절부터 고종수의 위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날렵한 드리블, 감각적인 패스, 그리고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을 갖고 있는 그의 능력에 비춰볼 때 그 위치는 딱 알맞는 자리였다.

그러나 고종수는 특출난 게임메이커 바데아에게 밀려 지난해까지 팀에서도 좌우 윙으로 뛰었다.

프랑스월드컵 대표팀에서도 그는 왼쪽 윙으로 나서야 했다.

가끔 위력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했지만 그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올시즌 바데아가 일본 J리그로 가면서 고종수에게 다시 게임메이커 자리가 주어졌다.

때마침 일기 시작한 프로축구 열기가 뒷받침되면서 고종수는 매게임 신이 난다.

정규리그인 현대컵 K리그에서 어시스트가 2개. 골도 1골을 넣었지만 어시스트를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기분이 좋다.

'오빠부대' 들은 고종수가 패스할 때마다, 슈팅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러대며 기운을 북돋운다.

심지어 수원의 팬들은 고종수를 '삼성의 명품' 이라고까지 부른다.

지난 16일 벌어졌던 프로축구 올스타전에서도 고종수는 고교 선배 윤정환 (부천 SK) 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했다.

감각적인 패스와 슈팅은 축구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전반 16분에는 자신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선취골을 뽑아내는 활약도 했다.

한때 돌출행동으로 선배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던 신세대 스타 고종수였지만 월드컵을 치르면서 많이 성숙해졌다.

이동국 (포항).김은중 (대전) 등 팬들을 몰고다니는 신세대 스타 집단에서는 오히려 '큰형님 (?)' 뻘이다.

고종수는 이제 23세 이하가 출전하는 방콕아시안게임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개최국의 체면을 살릴 주역으로 뛰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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