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홍수에 아시아경제 '침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환란에서 신음하는 아시아 경제에 양쯔 (揚子) 강 홍수의 파도가 몰아쳐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두달째 계속되는 양쯔강 홍수는 중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일본 엔 약세 때문에 흔들리는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시 일본.홍콩의 증시와 외환시장에 타격을 가하면서 아시아지역 전체에 부담을 안겨주는 등 도미노현상이 일고 있다.

◇ 결정타 홍수 = 홍수는 중국 경제의 심장으로 날아든 결정타다.

홍수가 집중된 양쯔강 삼각주 지역은 공업시설이 밀집된 곳. 게다가 쓰촨 (四川).후난 (湖南).후베이 (湖北).장시 (江西).안휘 (安徽) 성까지 피해반경이 워낙 엄청나기 때문에 피해액을 산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이번 홍수 피해를 2천억위안 (약22조9천4백억원) 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 의 3%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다.

◇ 외국자본 썰물 = 홍수피해의 와중에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고 보는 외국 자본이 급속하게 중국 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

상하이 (上海) 와 선전 (深수) 증시에 외국인 투자가들만을 위해 개설한 '상하이B주' 와 '선전B주' , 홍콩 증시에 개설된 중국 국영기업상장주 (H주) 와 레드칩 (중국의 홍콩 현지법인 상장주) 등 중국 관련 주식이 일제히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600선을 맴돌던 홍콩 H주와 1, 300선을 오르내리던 레드주의 경우 지난주말 300과 700을 각각 기록했다.

1개월 반만에 절반이하로 곤두박질쳤다는 얘기다.

◇ 숨죽인 아시아 = 일본.홍콩을 중심으로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위안화가 0.1위안씩 평가절하될 때마다 중국의 수출물량은 10억달러씩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아시아 경제는 사실상 제로섬 관계여서 중국의 수출증가는 아시아 수출감소로 직결된다.

그렇게 되면 빈사상태에 빠진 아시아 경제는 사실상 고사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양쯔강 홍수물결이 시시각각으로 위안화 고수 제방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징.홍콩 = 유상철.진세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