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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오면 '수중철'되는 서울 지하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밤새 내린 장대비로 서울지하철이 이틀만에 다시 '수중철 (水中鐵)' 로 변했다. 지하철7호선 전구간과 국철 청량리~의정부 및 일산선 백석~대화 구간 등에서 운행이 멈춰 비에 약한 서울지하철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지하철 운행중단은 ▶환승통로 및 환기구를 통한 빗물 유입 ▶하수관 부실 ▶허술한 재난관리체계 등이 원인이 됐다.

게다가 7호선의 경우 지난5월 침수에 놀란 서울시가 신호통신 장비를 서둘러 철거하는 바람에 최악의 상황을 빚었다.

◇연결통로를 통한 빗물유입 = 7호선 중단은 오전4시30분쯤 7호선과 국철구간 환승역인 도봉산역 연결통로를 통해 물이 흘러들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도봉산역 지하1층 신호기계실이 침수돼 신호.통신장비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상황판단도 미숙해 태릉입구역의 경우 정확한 상황판단 없이 신호장비를 철거해 전구간 운행이 완전마비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또 태릉입구역은 6호선 건설공사 현장의 물이 7호선과 연결된 환기구 배수구를 타고 유입되면서 대합실과 선로등에 물이 찼다.

지난 5월 7호선 침수사고 이후 완벽한 빗물유입 방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번에도 똑같은 사고가 반복됐다.

◇낮은 환기구 높이 = 지하철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설치한 환기구가 지상에서 부터 10~15㎝정도로 낮게 설치돼 빗물이 넘쳐유입됐다.

이번 일산선의 경우에도 주엽역의 환기구가 지상에서부터 50㎝정도로 다소 높게 설치됐으나 워낙 많은 폭우를 감당하지 못해 침수됐다.

서울지하철공사 등은 노면수 유입이 예상되는 환기구 1백16개를 높이는 공사를 진행중이나 80개소는 99~2000년이 돼야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사고가 재발할 우려가 크다.

◇신속한 대책부재 = 사고때 마다 긴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해 사고가 대형화되고 있다.

7호선의 경우 도봉산 국철구간에 물이 차오른다는 보고를 받고도 환승통로를 통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문경란.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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