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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어치로 235㎞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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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현대자동차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처음 출시해 국산 하이브리드 차 시대를 열었다. 이 차는 세계 최초로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쓰는 하이브리드 승용차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8일 경기도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에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이 회사 양웅철 연구개발본부장은 “이 차는 모터와 배터리 등 주요 기술을 국산화한 데 의의가 크다”며 “앞으로 소형차에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쓰인 무단변속기(CVT)를 달아 연비를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8일 경기도 가평에서 세계 최초의 LPG 하이브리드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차 핵심 부품인 전기모터·인버터·컨버터·배터리 등을 독자 개발 및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부품들은 내년 말 출시할 쏘나타 가솔린 하이브리드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궁금증이 컸던 차량 가격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솔린1.6L 모델보다 평균 400만원 비쌌다. 하이브리드 차가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개별소비세 및 교육세 감면)을 적용했을 때 판매가는 2054만5000∼2324만원이다. 이 차는 1.6L 가솔린 엔진을 LPG용에 맞게 개량한 LPi 엔진(최고 114마력)에다 20마력의 힘을 추가로 내는 모터를 변속기에 달았다. 공인 연비는 17.8㎞/L로 도요타·혼다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에 비하면 연비가 50∼6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연료비가 싼 LPG를 가솔린 가격으로 환산하면 39㎞/L(L당 휘발유 1654원, LPG 754원)에 달한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LPG 1만원어치를 넣으면 235㎞를 간다는 계산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9g/㎞로 LPG 연료 차량 중에서는 처음으로 북미배기가스규제(SULEV)를 만족시킬 정도다. 차가 멈췄을 때 엔진이 꺼지고 출발할 때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는 ‘오토 스톱’ 기능도 적용돼 공회전으로 인한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게 했다. LPG통은 뒷좌석 밑에 있고 대형 배터리는 트렁크에 있다. 골프 백 2개 정도를 넣을 수 있는 트렁크 공간이 있다. 차량이 멈춰 엔진이 꺼지면 에어컨 기능도 함께 정지된다. 한여름 에어컨 사용을 위해 오토 스톱을 끌 수 있는 별도 스위치를 달았다. 현대차는 배터리·인버터 등 수백만원이 넘는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에 대해서는 ‘6년·12만㎞’를, 동력 계통 부품에 대해서는 ‘5년·10만㎞’를 보증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운전자 과실로 사고가 났을 때 고가의 하이브리드 부품 가격 및 애프터서비스(AS)비용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내수 전용으로 현대차는 월 1000∼1500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가평〓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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