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T는 '박준규카드'합의했는데…자민련의원 30명 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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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 대통령은 24일 박태준 (TJ) 자민련총재와 주례회동을 한 뒤 연이어 김종필 (JP) 총리서리와 단독으로 만났다.

金총리서리쪽엔 이례적으로 사전에 "오늘은 깊은 얘기를 나눠야겠다" 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공동정권 수뇌부인 DJT가 국회의장 후보로 박준규 (朴浚圭.자민련) 의원을 확정하기 위한 합의과정에 들어간 것이다.

金대통령과 TJ의 합의는 쉽게 이뤄졌다.

회동후 朴총재는 "권력구조상 여당이 입법부의 수장이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거당적 노력으로 관철시키겠다" 고 못을 박았다.

뒤이은 JP와의 면담에서 金대통령은 "총리임명 동의문제를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으니 박준규의원을 의장으로 내세우자" 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총리서리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주변의 얘기를 종합하면 "대통령이 그렇게 자신있고 간곡하게 말씀하는데 JP가 거절할 수야 있었겠느냐" 는 분위기다.

결국 金대통령의 의중이었던 '박준규 카드' 는 3자간 공식적인 합의로 정치적 무게를 더하게 되었다.

문제는 자민련 내부에 있다. 48명 의원중 30명 이상이 국회의장을 한나라당에 양보하는 게 '서리 떼기' 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표 참조> '박준규 카드' 를 고집하는 의원들은 朴총재와 박철언 (朴哲彦) 부총재 등 TK (대구.경북) 출신 7명 정도로 소수다.

이날 지도부 회의에서도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 등 다수가 "총리서리떼기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JP가 '박준규 카드' 에 반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는 30여명 의원들에게 어떤 입장을 전달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공식합의와 별도의 입장이 전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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