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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마을이 발 아래 … 하늘 위 뛰는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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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 기념 마라톤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리기를 기원합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 기념 마라톤대회가 12일 열린다. 답사에 나선 마라톤클럽 동호인들이 지난달 25일 홍천강 발산1교 위를 달리고 있다. [홍천=김성룡 기자]

4일 오전 8시30분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서울~춘천고속도로 동산영업소.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이지만 승용차가 꼬리를 물고 들어섰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형형색색의 마라톤 유니폼 차림이었다. 중앙일보가 춘천시·전국마라톤협회(전마협)와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 기념으로 12일 개최하는 ‘2009 춘천마라톤대회’ 3차 코스 답사에 참가한 동호인들이다. 전마협은 코스 답사 인원을 25명으로 제한했으나 신청하지 않고 현장에 나온 사람까지 합쳐 40여 명이 출발 지점에 모였다.

이규헌(49·강원도 농산물원종장 잠업 담당)씨는 누구보다도 춘천 전국마라톤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동호인. 이씨는 지난해 7월 춘천시가 고속도로 개통 기념 행사 아이디어를 공모하자 마라톤대회를 열자고 제안한 주인공.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과 중앙고속도로 죽령 구간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한 경력을 가진 마라톤광이다. 이씨는 마라톤대회가 결정된 뒤 세 번의 코스 답사에 모두 참가했다. 답사 후기를 온라인마라톤이나 전마협 홈페이지에 올리고, 춘천마라톤을 알리는 동호인의 글이 있으면 양해를 얻어 관련 사이트에 소개하는 열성파다. 이번 대회 하프코스에 출전하는 이씨는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뛸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춘천으로 이사한 지 일주일 된 ‘신입 춘천시민’ 김도만(60·동면 장학리)씨. 마라톤 때문에 춘천을 오가다 춘천의 아름다움에 빠져 정년퇴직과 함께 경기도 용인에서 이사 온 김씨는 이번에 울트라 코스(55㎞)에 도전한다. 수지마라톤클럽 회장을 지냈다는 그는 “수지의 동호인에게 서울~춘천고속도로 코스에 대한 정보를 주기 위해 답사에 참가했다”며 “산중의 조용한 길도 인상적이고, 다리 위의 다리인 발산교에서 바라본 홍천강이 낭만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홍천육상연합회 부회장 하형곤(49·홍천군 홍천읍 연봉리)씨도 코스 답사에 나섰다. 하씨는 “열세 번 풀코스를 뛰었지만 대회에 참가하는 50여 명의 회원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이번에는 5㎞ 구간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에게 답사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약속했기에 내가 출전하는 구간보다 긴 하프코스 반환점까지 뛰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 답사에는 춘천런너스클럽 회원 17명이 대거 참가했다. 이 클럽은 12일 대회에 회원 80여 명이 뛴다. 회원 박현순(53·여 춘천시 조양동)씨는 “코스가 좋기도 하지만 서울~춘천고속도로가 개통된다는 자체가 가슴 벅차 한번이라도 더 달려보려고 답사에 나섰다”며 “마라톤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춘천의 발전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구 해안중 교장으로 재직할 때 강원도민체전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마라톤에 입문했다는 황대근(66·춘천시 효자동)씨는 이번에 풀코스에 도전한다. 황씨는 “산허리를 감아 돌고, 마을이 발 아래 보이는 등 마치 하늘 위를 뛰는 느낌을 받았다. 더울 만하면 고속도로에 터널이 나타나 땀을 식혀주는 것도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며 코스를 자랑했다.

경기 안양시육상연합회 이기화(59) 회장은 개인 사정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대회 성공을 기원하며 답사에 동참했다. 중앙일보 마라톤대회 10㎞ 구간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는 이 회장은 “세 차례나 답사를 했고 그때마다 동호인들이 열심히 참여했다”며 춘천 마라톤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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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 답사에 참가한 동호인들은 “코스가 약간의 오르막으로 시작하지만 경관이 아름답고, 공기도 상쾌해 초반 페이스를 잘 조절하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코스”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들은 막국수집에서 ‘춘천 마라톤대회’ 성공과 11월 1일 서울에서 열리는 ‘2009중앙서울마라톤대회’에 출전할 것을 약속하며 동동주 건배로 코스 답사를 마무리했다.

전국마라톤협회 장영기(43) 회장은 “마라톤대회는 협회 관계자가 코스를 답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평생 한 번뿐인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 기념 춘천마라톤대회는 동호인이 함께 참여해 성공적인 대회를 가꿔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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