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재취업 프로젝트] 인테리어 현장서 어떤 일 했는지 강조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①이력서 경력 기술서 따로 만들고 지원 분야 명확히 해야

채씨가 갖고 있는 역량은 120%인데, 이력서에서는 70%밖에 안 드러난다. 최소한 100%는 보여 줘야 한다. 이력서의 목적은 면접권을 따내는 것이다. 인사 담당자가 뭘 보고 싶어하는지를 생각하라.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명품관 3층 공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주상복합 B동 공사 등 그동안 참여한 주요 프로젝트를 죽 나열했다. 경력란에 직함이나 직위를 쓰지 않아 채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없다. 각종 프로젝트 경력란만 봐도 구직자가 어떤 역량을 갖췄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인사 담당자로서는 그 회사에서 필요한 것과 맞는지가 중요하다. 오피스텔 시공회사라면 오피스텔 경력을 부각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분야별로 정리해 놓고 지원 기업에 따라 가장 잘 맞는 것을 골라 내세워라. 14년 정도의 경력이라면 요약이 필요하다. 핵심 경력을 네다섯 줄로 요약해 자세한 프로젝트 소개에 앞서 이력서에 적어라. 경력이 많다면 기술서를 따로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적 사항 부분에 지원 분야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반드시 지원 분야와 비상연락처를 표시해야 한다. 요즘은 보통 e-메일로 지원 서류를 보내는데, 이력서·자기소개서·경력기술서를 별도 파일로 만들지 말고 하나의 파일로 묶어 인사 담당자가 보기 편하게 하면 좋다. 파일명도 ‘이력서 채준병’이라고 하지 말고 ‘현장소장-채준병’ 식으로 해 회사 측이 파일명만 봐도 어디에 지원하는 누구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해라. 서류를 방문해 전달하려고 전화하면 회사 측에서는 대부분 오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직접 찾아가면 절대로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돌아가는 사람을 불러 면접 보자고 하는 곳도 있다.

② 자기소개서 가고 싶은 기업 분석해 지원 동기 밝히길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 동기다.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있는지를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 분석을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원 동기를 서술한다. 지원 회사가 당장 없더라도 초안식으로 자기소개서를 만들어 놓고 지원 회사가 달라질 때마다 내용을 넣어라. ‘귀사’라는 표현을 쓰지 말고 반드시 회사 이름을 사용해라.

경력자이기 때문에 입사 후 포부를 쓸 때도 거창한 표현을 삼가고 5년 뒤나 10년 뒤가 아니라 바로 1개월 뒤에 적응만 되면 어떤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얘기가 나와야 한다. 경력을 소개할 때는 ‘어떤 상황과 업무에서 나는 뭘 했고 그 결과가 어떠했다’는 방식으로 기술하면 된다. 포부를 밝히는 대목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채씨가 지원하는 분야는 전문가다. 그러므로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 성과를 적을 때는 어떤 프로젝트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데이터를 들어 설명하라.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10%인데, 내가 이렇게 관리해 낸다면 1~2년 후 15%로 상승시킬 수 있다는 식의 설명도 필요하다. 이런 점 때문에 인사 담당자가 ‘누군지 만나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성공한 서류다.

성격의 장점을 쓰면서 본인의 생각에 의존하고 있다. ‘사람들은 저를 만나면 분위기가 좋아진다고들 얘기합니다’ 등으로 객관성을 확보하라.

③ 모의 면접 현장경험부터 시작한 대답, 신뢰감 줬다

Q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A 14년 정도 인테리어 디자인 설계시공 회사에서 시공을 담당했고 최근 회사에서는 현장소장으로 5년간 근무했다. 주로 사무실이나 공장·주상복합·집무실 등을 시공했다. 현장 관리, 발주처 상대 브리핑, 공사계약 금액 관리 등 공정을 전체적으로 점검했다.

Q 상사와 의견이 달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건가.

A 현장에서는 현장소장의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 담당 임원이 충고나 조언을 해 주는 경우가 많은데, 될 수 있는 한 제 의견에 맞게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는 편이다. 다만 마찰이 없도록 했다.

Q 우리 회사가 상장회사인데 현재 주가가 얼마인지 아나.

A 주식에 관심이 없어 잘 모르겠다.

Q 인테리어 전문가 여섯 분이 오셨는데, 왜 당신을 채용해야 하는지 이유를 다섯 가지만 말해 보라.

A 이 회사의 프로젝트에 가장 적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제 경력과 가장 잘 맞고 그 업무에서의 결과도 좋았기 때문에 입사하면 목표나 성과에 부응할 것이다.

▶ 중장년층 퇴직자들은 취업 준비를 별로 해 본 적이 없어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면 ‘저는 몇 년 어디에서 태어나…’ 식으로 대답하는데 채씨는 바로 직무 얘기를 시작했다. 면접상 아주 좋은 답변이다. 왜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괜찮았다. 특히 현장소장이 현장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상사를 이해시키겠다는 답변은 자신감과 더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다는 인상을 준다. 다만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하게 파악하고 가야 한다.

면접을 본 다음에는 ‘오늘 면접 감사하고, 면접을 통해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기회가 되면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식의 간단한 e-메일을 보내는 게 좋다. 같은 업계에서 일할 것이니 안 되더라도 좋은 기억을 남겨야 한다.

경력자들에게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 ‘왜 이전 회사에서 퇴직하게 됐느냐’는 것이다. 회사 측은 큰 잘못을 하거나 능력이 부족해 그만둔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려 한다. 능력이나 실책이 사유가 아니라면 그렇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김성탁·김기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