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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해운업체들 운항노선 '국제 짝짓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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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내 항공.해운 업체들이 세계적인 '짝짓기' 대열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짝짓기 (전략적 제휴) 는 3~5개 업체가 공동으로 운항협정을 통해 동일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수익금도 함께 나누는 것. 회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위험과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항공기 승객이나 화주 (貨主) 들은 같은 값으로 훨씬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최근 이런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항공 = 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을 주축으로 확대 개편되고 있는 '서던 컴포트' 참여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전 단계로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공동운항노선 확대 및 마일리지 서비스 상호 인정에 합의하고 지난 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승객이 미 LA를 거쳐 애틀란타로 갈 경우 종전에는 LA까지는 대한항공을 이용한 뒤 별도의 티켓을 구입해 애틀란타로 갔으나, 이제는 대한항공이든 델타든 한 장의 티켓만 사면 바로 애틀란타까지 갈 수 있게 된 것이다.또 마일리지 서비스 상호 인정 원칙에 따라 대한항공 누적 마일리지를 이용해 델타항공의 무료 보너스 항공권을 발급받을 수 있으며 그 반대도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영국항공.아메리칸항공 주축의 제휴 항공망인 '브리티시 커넥션' 참여를 추진 중이다.

아시아나는 이를 위해 최근 태평양 노선이 없는 아메리칸항공과 서울~샌프란시스코.서울~시애틀 등 4개 노선에서 공동운항협정을 맺었다.

아시아나는 아메리칸항공을 통해 미국내 항공권 판매가 가능케 됐고 아메리칸항공은 태평양 노선에 신규 항로를 갖게 된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는 제휴공동망을 통한 범세계적인 서비스망이 구축돼 여기에 참가하지 못하는 업체는 살아남기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해운 = 해운업계의 전략적 제휴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합병을 완료한 싱가포르 NOL.미국 APL.일본 MOL.홍콩 OOCL 등과 '뉴월드 얼라이언스 (제휴 공동망)' 를 구축했고 한진해운은 독일 자회사인 DSR - 세나토.조양상선.중동 5개국 연합선사인 UASC 등과 '유나이티드 얼라이언스' 를 결성했다.

한진해운의 경우 공동망에 참여함으로써 미주항로 기항을 주 5회에서 7회, 유럽항로를 주 3회에서 4회로 늘렸으며 멕시코 만자니요 등 7개 항구에 추가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현대상선 김홍인 과장은 "대형 업체가 참가한 4~5개의 얼라이언스가 전세계 콘테이너 정기선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 이라며 "얼라이언스의 성공 여부가 개별 선사들의 존폐를 좌우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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