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도 잊고 열공 열풍속에 빠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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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영철씨가 지난달 29일 순천향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학습법과 관련된 특강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원어민 강사 리사씨가 학생들에게 영문이력서 작성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순천향대 제공]

지난달 29일 오전 순천향대학교 인문대학 강당. 300여 명의 학생들이 진지하게 강좌를 듣고 있다. 방학인데다 무더위까지 가세해 강의를 듣기가 쉽지 않은데도 학생들은 90분간 진행된 강의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이날 강의에는 개그맨 김영철씨가 강사로 나섰다. ‘영어를 잘하는 개그맨’으로 유명한 김씨는 학생들에게 영어학습법과 관련된 특강을 했다. 김씨는 “(나는)외국에 나가서 영어를 배우지 않았다. (여러분과)같은 입장에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연히 미국 토크쇼를 보다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을 좋아하라, 좋아하기 힘들다면 불평하지 말고 너의 태도를 바꿔라’는 말을 듣고 영어를 공부하는 자세가 바뀌었다”며 “그 후 영어가 개인기이자 특기·장점이 됐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김씨는 “특강을 나가면 ‘나는 중국어, 일본에 체질이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는데 그 때마다 영어공부를 그만두거나 영어공부에 대한 태도를 바꾸라고 충고를 한다”며 “하면 된다는 생각이 영어공부를 쉽게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흔히 3개월쯤 학원에 다닌 뒤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지속적인 학습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김씨의 강의를 들은 이한별(특수교육학과 3년)씨는 “전문학원을 등록하려고 했는데 대학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7월 한 달간은 기숙사에서 지내며 영어 집중교육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영어는 어렵거나 딱딱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이번 특강을 통해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앞으로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영어로 경쟁력 키워=순천향대학교가 방학 중에도 ‘열공’ 열기로 뜨겁다. 방학을 맞아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자원봉사로 바쁜 와중에도 학교에 남아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하며 내실을 쌓는 학생이 적지 않다. 순천향대는 여름방학 기간 학생들에게 색다른 프로그램을 제공,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나섰다.

순천향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이번 무료교육은 ‘영어 집중교육’이다. 이 교육은 순천향대가 운영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재학생의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됐다. 21만원으로 4주간 교육비와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한다. 교육은 1~2차로 나눠 85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일정에 따라 하루 평균 3.5시간 가량 토익·토플·영어기본교육을 받는다. 1주일에 1시간씩 영어회화·시간관리·목표관리 등의 교양강좌도 듣는다. 영어회화는 학생들의 취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문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 등의 수업으로 진행된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학기 중 전공 수업 때문에 별도로 영어교육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고려해 집중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이 프로그램 운영결과를 토대로 다음 학기나 방학 중 집중교육을 다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학연수 위한 단기교육=순천향대는 올 여름 미국 랜싱커뮤니티칼리지 15명, 캐나다 랑가라칼리지 16명 등 31명의 어학연수 학생을 파견한다. 이들은 8월3일부터 22일까지 3주간 현지에 머물며 생생한 영어를 배운다. 순천향대는 어학연수에 앞서 20일부터 31일까지 어학연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집중 영어교육을 실시한다. 어학연수와 2학기 교환학생 파견예정자 42명이 대상이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원어민 교수 10명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영어를 배우게 된다. 오전에는 영화·잡지 만들기를 주제로 언어영역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클럽활동, 오후에는 토익(토플)강의와 읽기·토론수업이 진행된다. 이들에게는 교육비와 기숙사비가 전액 지원된다.

◆해외대학 학생 파견=순천향대는 해외 대학으로 학생들을 파견하는 ‘썸머스쿨’을 수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름방학을 맞아 특색 있는 강좌를 개설, 재학생을 세계 대학으로 진출시켜 관련전공을 이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 순천향대는 여름방학 중 미국 UCLA와 손잡고 ‘썸머스쿨’을 운영, 2번째로 학생들을 파견했다. 이들 학생들의 교육비는 모두 대학에서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썸머스쿨은 CBT 213점(토플 500점, IBT 79점) 이상 학생이 참가, UCLA 학생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수업을 받기 때문에 단기 유학코스로 가장 효과적인 글로벌 클래스로 평가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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