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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출된 한일현 직산농협조합장 “다른 후보 공약도 과감히 수용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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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한일현 천안 직산농협조합장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복두꺼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를 복두꺼비 모양의 유리병에 넣어 기른다. 조영회 기자


지난달 23일 치러진 제14대 천안 직산농협조합장 선거에서 현 한일현(53·사진) 조합장이 당선됐다. 한 조합장은 총 투표자 1653명 가운데 1432명(86.6%)가 참여한 선거에서 788표(55%)를 얻어 두 명의 후보를 따돌리고 4년간 직산농협을 이끌게 됐다. 한 조합장은 당선 직후 “조합원간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 가운데 농협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과감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1일 한 조합장을 만나 앞으로의 농협 운영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당선을 축하한다.

“부족한 점이 많은 데 조합장으로 다시 한 번 뽑아준 조합원들에게 감사 드린다. 지난 4년간 조합을 무리 없이 이끌어온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 선거과정에서 (저를)지지했던 조합원이건, 그렇지 않았던 것은 중요하지 않다. 모두 (내가)모셔야 할 직산농협의 조합원이다. 농협발전은 물론 조합원들이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도록 4년간 신명을 다할 것이다.”

-조합 규모는 얼마나 되나.

“본점과 지점이 운영 중이고 하나로마트 2곳, 출장소 1곳이 있다. 직원은 50여 명이다. 조합원은 1650여 명이다. 조합원 가운데 배 농가가 250여 농가, 포도농가가 220여 농가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을 8억2000만원 가량 올렸다. 천안의 다른 농협보다 높은 비율이다. 자산규모가 1조원이 넘는 농협도 16억원 밖에 올리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시급한 현안은.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건립이다. 2150㎡(650평) 규모로 철골구조물로 세울 계획이다. 9일 입찰에 들어가서 사업자를 선정하면 10월쯤이면 준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센터는 조합원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포도·배를 유통센터로 가져와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선별·포장, 판매까지 하게 된다. 상품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농협에서 직영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수고도 덜 수 있다. 유통센터가 준공되면 직산 포도와 배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과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직산 포도와 배가 유명한가.

“천안이 거봉포도로 유명한 것은 전 국민이 다 안다. 천안에서도 직산, 직산 거봉포도의 품질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직산 거봉포도는 2㎏ 들이 한 상자에 1만4000원에 팔렸다. 가장 비싼 것은 2㎏ 들이 한 상자(4송이)가 1만7600원에 출하되기도 했다. 시중가로 치면 2만2000원 가량 된다. 반면 경북·충북에서 생산된 거봉포도는 4㎏ 들이 한 상자가 1만7000원이었다. 그런데도 직산 거봉포도가 인기가 더 많았다. 친환경, 유기농으로 기르기 때문에 농장에 와서 그냥 따먹어도 될 만큼 신선하다. 배도 마찬가지다.”

-거봉포도와 배는 언제쯤 출하되나.

“거봉포도는 7월과 9월 두 번 출하된다. 7월 20일쯤부터는 하우스에서 재배된 거봉포도가 선보인다. 당도가 말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웰빙식품엑스포가 열리는 9월 중순부터는 노지포도가 나온다. 웰빙엑스포 때 천안을 찾으면 ‘맛 있는 거봉포도’를 맛 볼 수 있다. 배는 10월쯤 출하된다. 올해는 명절에 맞춰 6~8개 단위의 명품 배를 판매할 계획이다.”

-9월 열리는 웰빙엑스포에 참가하는데.

“우선 아쉬운 점을 말하고 싶다. (성무용)시장께 ‘웰빙엑스포 때 좋은 제품을 하나 선보이겠다’고 했었다. 복두꺼비다. 복두꺼비 모양의 유리병에 배를 담아 기른 뒤 수학해서 시중에 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공정상의 문제로 올해는 어렵게 됐다. 여러 사람이 고생을 했는데 아쉽다. 웰빙엑스포 때 부스를 하나 마련할 계획이다. 조합원들에게 ‘돈 남길 생각일랑 말고 홍보를 잘 하자’고 했다. 그 때면 노지 거봉포도가 나올 시기다. 직산 거봉포도는 천안 최고라고 자부한다. 관람객들에게 직산 거봉포도의 맛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당선증을 받고 4년 전 처음 조합장에 취임했을 때를 생각했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에서였다.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공약은 반드시 지키겠다. 다른 후보들이 내세웠던 공약 가운데서도 농협과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받아들이겠다. 다른 후보의 공약이었다고 묻히게 하지는 않겠다. 조합원들께서도 믿고 따라주길 바란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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