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코필드 새앨범 '어 고 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퓨전에서 정통재즈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면서도 대중에게는 쉽고 즐거운 선율을 들려주는 타고난 능력. 윈턴 마살리스가 트럼펫을 들고 90년대말 재즈신을 대표하고 있다면 존 스코필드는 기타로 그런 위치에 서있는 뮤지션이다.

마일즈 데이비스와 찰스 밍거스 등 재즈사를 빛내는 뮤지션들의 후예인 그는 78년 데뷔당시에는 퓨전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지만 세계적 재즈 레이블 '블루노트' 로 이적한 뒤로 무게있는 정통재즈 창작곡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달인의 반열에 올랐다.

얼마전 블루노트와 결별하고 또다른 세계적 레이블 '버브' 로 이적한 그가 지금까지 축적한 내공을 바탕으로 또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국내에도 출시된 '어 고 고' (폴리그램) . 이번 음반은 스코필드의 상징처럼 돼있는 반짝이는 작곡력, 도입부의 첫 인상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아이디어 감각이 여전하다.

타이틀곡 '어 고 고' 부터 10번째 곡 '데드지' 까지 팽팽한 듯 하면서도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문외한도 부담없이 빠져들게한다.

그러나 음반의 컨셉트와 편성은 기존 작품과 많이 달라 그가 또다른 변신에 돌입했음을 점치게한다.

특히 협연자로 캐스팅된 건반주자 존 메데스키.드러머 빌리 마틴.베이시스트 크리스 우드는 애시드재즈같은 실험성 강한 음악을 해온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라 스코필드와의 '퓨전' 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