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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징후 기업 고르기 윤곽…15일까지 매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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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6~64대 계열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은행들의 구조조정 대상 선별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번 구조조정의 초점을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워크아웃 (workout)에 두고 있으나 은행들은 부실징후 기업을 우선 포함시키기로 해 상당수 계열사들의 2차 퇴출이 예고되고 있다.

9일 금감위 및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상업.한일.서울.제일.외환.신한.산업 등 8개 대형은행은 주거래 계열기업 가운데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추가지원 없이는 회생이 어려운 그룹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키로 했다.

이를 위해 각 은행은 기업의 자금사정.자구노력 정도.협조융자 지원여부.성장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따라 1~3순위로 분류한 뒤 다시 개별 그룹별로 심사를 벌이고 있다.

조흥.상업.한일.제일.외환은행의 경우 이미 1, 2순위 그룹을 선정한 뒤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해 막바지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한일은행의 경우 이미 고합에 대해 기업 구조조정 협약을 발동했고 한화.효성 등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또 조흥은행은 K.S, 상업은행은 B.K.S, 제일은행은 D.S.T, 외환은행은 S그룹을 각각 구조조정 대상 1순위 그룹으로 내부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미 부도를 냈거나 퇴출대상으로 선정된 곳은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되면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강도높은 자구계획을 다시 짜야 하며 이에 따라 주력기업들은 은행의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회복해가는 반면 부실화된 계열사는 퇴출당하게 된다.

이들 은행은 오는 15일까지 구조조정 대상 그룹을 원칙적으로 2개씩 선정해 금감위에 보고하기로 했으나 은행에 따라 주거래그룹 및 부실징후 기업의 수가 달라 전체적인 숫자는 16개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금감위는 구조조정 대상 그룹명단을 일괄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각 은행이 개별적으로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 워크아웃 = 채권자가 빚을 받아내기 위해 채무자를 잘 키우는 것을 뜻하는데 우리말로 옮기기가 어렵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채권은행이 거래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경쟁력을 강화해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는 절차' 로 해석하고 있다.

부실기업 퇴출과 관련해 '워크아웃 = 퇴출' 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근본목적은 기업을 살리는 것이다.

출자전환.부채탕감.계열사 매각.자산매각 등이 주요 수단으로 사용된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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