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상술]'평생 반품제'로 고객을 왕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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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물건을 구입한 뒤 하자가 있을 경우 돈으로 환불 받거나 같은 물건으로 교환받는 반품 (리펀드) 제도가 있다.

그러나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제도여서 대개 일정 시한을 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소비자들을 왕처럼 모신다는 미국의 월마트.베스트 바이.토이저러스 등 유명 유통업체들의 리펀드 기간도 기껏 길어봤자 보통 40~90일 정도. 그러나 케이블TV 홈쇼핑 전문업체인 LG홈쇼핑이 '1백% 평생고객 만족 책임제' 라는 이름으로 지난 1일부터 '무기한 (無期限) 반품제' 를 국내 최초로 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종래 30일로 한정돼 있던 반품 기한을 '평생' 으로 늘렸고 상품에 하자가 생길 경우 언제라도 교환.반품.환불이 가능하다.

예컨대 LG홈쇼핑에서 구입한 가구라면 20~30년이 지난 어느날 소비자 과실로 하자가 발생해도 반납을 요청하면 눈치 볼 필요 없이 돈이나 같은 제품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화장품 역시 거의 다 사용을 했어도 문제가 있다고 느낄 경우 언제라도 클레임을 건 뒤 돈을 환불받을 수 있다.

LG홈쇼핑이 이처럼 전무후무한 제도를 도입한 데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무엇보다 반품 시한을 없앰으로써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데서 오는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제품에 하자가 없는 데도 환불 등을 요구하는 고객. 하지만 LG측은 상습적으로 물건을 바꿔 블랙리스트에 오른 얌체고객은 전체의 0.05%에 불과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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