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금·다승왕 + 올해의 선수 … 신지애 ‘4관왕’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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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승을 거둔 신지애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피츠퍼드 AFP=연합뉴스]

신지애(미래에셋)가 LPGA투어마저 손에 넣을 기세다. 신인왕은 물론 상금·다승왕 경쟁에서 단독 선두다. 시즌 중반이긴 하지만 ‘올해의 선수상’ 부문에서도 유력한 수상 후보다. 신지애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6365야드)에서 끝난 웨그먼스 LPGA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를 기록, 공동 2위 크리스티 맥퍼슨(미국)과 청야니(대만)를 7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시즌 2승째를 거둔 신지애는 우승상금 30만 달러를 보태면서 상금랭킹 1위(100만1139달러·약 13억원)로 올라섰다.

◆빗속에서도 똑바로=신지애의 똑바로 치는 능력은 이번 대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공이 많이 구르지 않아 드라이브샷 거리가 210야드에 그친 경우도 있었지만 신지애는 페어웨이를 거의 놓치지 않았다. 이 덕분에 1~3라운드에선 모두 60대 타수(65-68-67)를 기록했다. 마지막 날 13, 14번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 난 뒤였다. 지난해 비회원 자격으로 LPGA투어에서 3승을 거뒀던 신지애는 이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뒤를 잇는 골프 여제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월드 넘버 1’ 신지애=지난해까지 국내 1인자로 군림했던 신지애는 ‘월드 넘버 1’ 자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열린 LPGA투어 13개 대회 가운데 2승을 거둔 것은 신지애와 오초아뿐이다. 이번 대회에 오초아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신지애는 모건 프레셀, 스테이시 루이스(이상 미국) 등 해외 영건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차세대 여제’로서 입지를 굳혔다. 특히 3라운드에서 동반 라운드했던 루이스는 “신지애와 라운드할 때는 테이프 리코더가 필요할 것 같다. 그가 샷을 할 때마다 갤러리 사이에서 ‘굿샷’이란 말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그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워 차분하게 LPGA투어를 공략하고 있다. 공식 대회에서 프레스센터에 들어설 때마다 그는 항상 이렇게 말하면서 기자회견을 시작한다. “이 자리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Thanks for coming).” 유창한 영어는 아니지만 이런 태도가 미국 언론에도 먹혀들고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신지애는 미국 기자들의 질문에 또박또박 영어로 대답했다.

“1번 홀 버디로 출발하면서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올 시즌엔 신인왕을 차지하는 데 집중하겠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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