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카 핵심 부품 독자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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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출시 예정인 포르테 하이브리드카.

다음 달부터 국내에도 하이브리드카 시대가 활짝 열린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액화천연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를 다음 달 초 출시한다. 포르테 하이브리드카는 8월께 나온다.

가격이 저렴한 LPG를 연료로 사용해 가솔린 하이브리드보다 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정부 공인 연비가 17.8㎞/L로 현재 1600원이 넘어가는 가솔린 유가로 환산하면 실제로는 연비가 36.7㎞/L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99g/㎞로 국내 친환경차의 대명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동급 아반떼·포르테 가솔린 차량보다 200만∼300만원이 비싼 게 흠이다. 현대차의 박진호 홍보팀 차장은 “준중형 가솔린차로 2만㎞를 운행하면 연료비가 220만원이지만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카는 90만원에 불과해 3년 정도만 타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말한다. (6월 2주차 기준, 휘발유 1624원/L, LPG 754원/L)

문제는 이 차는 해외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LPG를 승용차 연료로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정도다. 일본은 대부분 택시 수요다. 따라서 국내 전용 하이브리드카에 그칠 전망이다.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는 네 가지 핵심 전기부품을 독자 개발했다. ▶구동력을 보조하는 모터 ▶전기에너지가 저장되는 배터리 ▶배터리의 고전압을 구동모터로 공급 및 제어하는 인버터 ▶배터리의 높은 전압을 차량 오디오·헤드램프에 사용할 12V 전원으로 바꿔주는 직류변환장치 등이다.

1.6L 감마 LPI HEV엔진을 달고 최고 114마력(ps), 최대토크 15.1kg·m의 힘을 낸다. 모터 출력은 15kw다. 이들 차에는 아이들 스톱&고(ISG)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정차 때 엔진 시동을 자동으로 껐다가 제동 페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을 다시 켜주는 장치다. 운전하면서 최적의 연비를 얻기 위해서는 서서히 가속하고 감속해야 한다. 하이브리드카 역시 일반 휘발유나 경유 차량과 똑같은 내연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계기판에 설치된 ‘경제운전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면 더욱 유리하다. 운전자의 경제 운전을 유도하는 장치다. 완만하게 가속하고 감속하면 계기판(클러스터) 내 게이지가 올라가지만 급가속할 때는 정반대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우 총 8단계의 꽃이 피는 모습으로 연료효율을 알려준다. 아반떼 및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변속장치에는 ‘E모드’가 추가돼 있다. 도심 주행 때 변속 기어를 E단으로 놓으면, 동력 성능이 조금 낮아지는 대신 연료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김태진 기자

◆하이브리드카=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의 힘을 조합해 연비 향상 및 배기가스 저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차다. 정속주행 때 엔진을 최적 연비 영역에서 작동하면서 여유 구동력을 배터리에 저장하고, 감속할 때 남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배터리에 저장한다. 신호대기 때 엔진을 정지시키고 있다가 출발하면 모터로 구동해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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