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물속에서 하나·둘·셋…수중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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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리가 즐길만한 여름 운동은 없나요. " 나이.신체장애.비만으로 여름이 원망스런 사람들. 남들은 산과 바다에서 싱싱한 건강을 자랑하며 시원함을 만끽하지만 이들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조금만 걸어도 온몸이 축축해질 정도로 땀이 나고 호흡이 가빠지며 허리.무릎이 시큰거린다.

또 시원함을 위해 물을 찾아보지만 수영을 못하니 재미가 없기는 마찬가지. 이처럼 땅도 물도 반갑지 않은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물속에서 걷고 뛰며 체조를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

'수중 운동 (일명 아쿠아틱 엑서사이즈)' 은 물의 부력.저항을 활용한 운동. 80년대부터 미국에서 수영을 못하는 비만 중노년층에게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몸을 목까지 물에 담그면 물의 부력이 체중의 90%가량을 감소시켜준다.

이 때문에 점프를 해도 무릎이 시큰거리지 않고 땅이나 마루에선 엄두도 못낼 동작도 가능하다.

또 손과 발을 움직일때 일어나는 물의 저항은 체지방을 줄여주고 근력을 강화시켜줘 신체를 날씬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이같은 이유로 사회체육센터.호텔휘트니스센터에서 수중 운동의 한갈래로 물속 에어로빅인 '아쿠아로빅스'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또 작년 박현 박사 (한국체육과학연구원)가 개발한 수중에어로빅은 물에 뜨는 부력조끼를 입고 수심 1.7m이상의 물에서 즐기는 운동. 수중에어로빅은 이화여대가 오는 9월 평생교육원에서 강좌를 개설하므로 일반인도 참여가 가능하다.

요즘 아쿠아로빅스가 활발한 곳은 작년말 개장한 래디슨서울프라자호텔의 프라자휘트니스클럽.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서울시청부근 휘트니스센터 18층에 위치한 수영장. 주변 빌딩들의 네온사인이 하나 둘씩 화려하게 밤을 밝히는 가운데 수영복.모자를 착용한 일단의 '아쿠아로빅스' 족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이같은 아쿠아로빅스는 1시간가량 실시된다.

"아쿠아로빅스는 땅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어서 좋아요. 만약 땅이나 마루에서 쿵한 소리가 날 정도로 높이 점프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마 크게 몸이 다칠 거예요. 그러나 물이 충격을 줄여주는 매트리스역할을 하니 얼마나 좋아요. " 아쿠아로빅스강좌에 참여한 김수정 (24) 씨는 물을 운동장삼아 그동안 꿈꿔왔던 동작을 마음껏 펼쳐보라고 말했다.

^도움말 = 박현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스포츠생리학실 선임연구원, 02 - 970 - 9575) , 김지연 (래디슨프라자 에어로빅강사, 02 - 310 - 7155) .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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