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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문화유적 분포지도 제작나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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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강릉시가 최근 각종 공사현장에서 매장문화재가 잇따라 발견돼 공사가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문화재도 보호하기 위해 문화유적분포지도 제작에 나섰다.

강릉시는 최근 1억원의 예산을 들여 강릉대박물관 (관장 백홍기 교수)에 강릉지역의 문화재 매장예정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문화유적분포지도' 제작을 의뢰, 내년 6월중 완료할 계획이다.

이는 매장문화재가 발견될 경우 공사기간이 연장되고 이중삼중의 예산이 추가로 드는 등 사업시행자의 불이익 (?) 을 방지하고 문화재 훼손도 예방하는 등 일석이조 (一石二鳥) 의 효과를 거두자는 취지. 실제로 지난 92년 이후 현재까지 강릉지역의 각종 대형 공공및 민간사업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된 사례는 모두 10여건에 이르고 있다.

강릉시가 안현.초당.저동등 해안가 지역의 주민과 관광객의 교통편의를 위해 남대천을 가로질러 강릉공항~경포도립공원 방면을 연결하는 공항대교를 준공하고도 11개여월이 지나도록 개통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지난 94년 9월 91억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착공된 길이 2백96m, 폭 25m의 왕복4차선 공항대교는 당초 지난해 10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접속도로 (길이 1.36㎞) 공사현장에서 신라시대 고분군과 철기시대 집자리가 발굴되면서 공사가 중단돼 오는 12월쯤에야 개통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93년 5월 시청사 뒤 명주동 옛 강릉경찰서 자리에 새 시청사 건립공사를 시작한지 10여일만에 고려~조선시대의 건물지 유적이 발견돼 시공업체에 7천여만원의 공사대금을 물어주고 공사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또 지난 93년 착공된 2백53가구 규모의 초당동 현대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도 초기 철기시대 유적및 신라시대 고분이 발굴돼 3개여월동안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는 그러나 실제로 문화재가 발견되어도 사업시행자가 신고를 하지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귀중한 문화재를 훼손하는 경우가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강릉지역은 바다와 하천을 낀 지리적 여건으로 상고시대부터 주민이 집단으로 거주한 곳이기 때문에 매장문화재가 다른 지역에 비해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며 " '문화유적분포지도' 가 제작되면 각종 공사허가 때 참고자료로 활용해 문화재 훼손도 방지하고 발굴조사에 따른 피해도 예방하도록 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강릉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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