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국제법상 정전 상태 … 6·25는 끝나지 않은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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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59주년을 맞은 25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헌화하고 있는 유엔 전몰용사 추모단체 잎사귀 회원들. [송봉근 기자]

25일은 6·25전쟁 발발 59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민족이 남북으로 나뉘어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눴던 6·25전쟁은 수많은 외침과 전란으로 점철된 우리 역사 가운데서도 가장 뼈아픈 순간이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6·25전쟁을 통해 배워야 할 교훈이 무엇인지 되새겨 본다.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촉발돼 1953년 7월 27일까지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이다. 국방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이 전쟁으로 남한에서만 군인 13만8000명이 전사하고 44만3000명이 부상했다. 물질적 피해액은 4123억원에 달한다. 100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어 세계 전쟁사상 군인보다 민간인 사상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최초의 전쟁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6·25전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동족상잔의 비극’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비극이 청산되지 못해 지금껏 남북이 갈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법상으로 정전 상태다. 53년 7월 27일 클라크 유엔 사령관과 펑더화이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 김일성 북한인민군 사령관의 합의로 정전협정이 체결됐다. 정전협정은 남과 북이 적대적 행위는 중지하되 전쟁 상태는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쟁을 종결한다는 의미의 종전협정이나 평화협정으로 발전하지 못한 상태다. 6·25전쟁은 흘러간 역사 속 사건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라는 말이다.

문제는 젊은이들이 6·25전쟁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4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20대의 56.6%가 6·25전쟁이 언제 발생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는 초등생 35%가 ‘6·25전쟁은 한국이 일으켰다’고 답했다.

◆과거 통해 교훈 얻어야=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로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아픈 과거를 통해 교훈과 지혜를 얻지 못한다면 더 비참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의 글이다.

6·25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90) 장군은 24일 열린 안보 강연에서 “이 땅의 자유는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현세대가 누리는 풍요와 평화는 선조들의 고귀한 희생 위에 쌓아 올려진 것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선조들의 헌신과 애국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다.

박형수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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