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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 몽마르트르 골목길에 진짜 파리가 숨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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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운치 있는 동네로 알려진 몽마르트르엔 관광객이 북적인다. 파리를 처음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찾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지만 정작 파리에 사는 진짜 파리지앵들은 관광객들 때문에 몽마르트가 너무 상업화됐다며 자주 찾지 않는다. 하지만 몽마르트르에 사는 소재 스타일리스트 얀 로베르는 이곳에 숨은 작은 골목 산책로에 들러볼 곳을 권했다. 이달 초 출간된 『리얼 파리』(랜덤하우스)의 저자 차재경씨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이 책은 액자 공예가인 차씨가 15명의 파리지앵을 인터뷰해 썼다. 로베르가 추천한 산책로는 동네 사람의 눈으로 본 몽마르트르다.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몽마르트르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코 알아챌 수 없는 작은 골목길이다. 휘뚜루 마뚜루 지명만 적어 놓은 게 아니라 소개도 구체적이다. “아베스 길을 따라가다 르픽 거리로 접어든다. 왼쪽으로 틀어 르픽 거리를 내려오다 보이는 15번지는 영화 ‘아멜리에’를 찍었던 카페인데, 이곳에서 영화에 나왔던 크렘 브릴레를 맛볼 수 있다.(중략) 르픽 거리는 크게 돌게 돼 있는데 여기 54번지에 빈센트 반 고흐가 살았었다.” 마치 파리에 사는 친구와 함께 산책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서술이다.

20년 가까이 파리에서 살아온 저자는 파리지앵 15명을 만나 파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마다 말미엔 각자가 추천하는 식당·카페·상점·박물관 등에 관한 정보를 세세하게 담았다. 예를 들어, 요리사 에두아르 브론과는 프랑스 요리와 최신 음식 동향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그 뒷부분엔 파리지앵이자 요리사인 취재원이 추천하는 식당들을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소개했다. 차씨가 만난 사람의 직업은 제각각이다. 조향사,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보석 디자이너, 건축가, 작곡가, 소믈리에, 재즈 음악가, 경영학 교수, 벼룩시장 상인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만난 취재원들 덕분에 파리를 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15명이 각자의 관점에서 털어 놓은 ‘파리에 관한 수다’가 한 권의 책에 빼곡히 담겨 있는 것.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파리지앵과의 대화를 읽어가며 그들이 왜, 어떤 맥락에서 그 장소를 추천했는지 독자 스스로 판단해 가며 파리를 돌아볼 수 있게 꾸몄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사진작가 이정우씨가 찍은 사진들은 추천 장소의 생생함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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