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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퇴출]퇴출대상 대기업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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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퇴출대상 기업이 포함된 대부분의 그룹들은 금융감독위원회의 발표 결과에 큰 동요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종업원 처리, 협력업체와의 관계등 퇴출기업 처리과정에서의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대신 이번 조치를 앞으로 잇따를 대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면서 금감위 등 정부측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퇴출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에서는 임직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삼삼오오 모여 그룹측 움직임에 관한 정보에 관심을 보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현대.삼성 등 주요기업들은 이미 내용을 귀띔받았는지 담담한 반응. 실제로 일부그룹들은 올해초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할 때 대부분 이들 부실계열사를 축소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 대우는 이날 "이번에 선정된 퇴출계열사는 이미 축소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며 "시기적으로 앞당겨진 감은 있으나 이번 조치가 기존 37개 계열사를 20개로 줄이는 작업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현대.삼성 등도 "예상했던 일" 이라는 반응. 하지만 한일그룹은 모기업인 한일합섬이 퇴출대상에 포함되자 무척 당황하는 모습. 해태는 보도자료를 통해 "무반응" 이라고 밝혀 사실상 그룹해체가 예정된 마당에 퇴출기업 선정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퇴출기업 선정기준에 대한 의문제기도 적지 않았다.

A사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권이 결정하면 어쩔 수 없지만 선정기준이 이해가 안 간다" 며 불쾌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대우는 오리온전기부품의 경우 부채비율이 2백70%로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건전하고 동우공영은 지난해 흑자를 올렸음에도 퇴출기업에 포함된 것에 대해 의아해하기도 했다.

○…대상기업 처리와 관련, 대부분의 그룹들이 퇴출대상기업 임직원들의 동요를 우려하면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흡수합병하겠다는 등의 방안을 내놓아 눈길. LG그룹 관계자는 "퇴출기업 임직원들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는냐" 며 "퇴출처리과정에서 노사간 갈등이 터질 가능성이 크다 "고 걱정. 이와 관련해 현대는 현대리바트.현대알루미늄.선일상선.현대중기산업 등 4개 계열사를 연관기업에 합병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퇴출기업 발표와 거의 동시에 배포.

삼성은 "퇴출기업의 경영정상화에 최대한 노력했지만 아쉽다" 며 "주주.채권단.종업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내 다각적인 정리절차를 마련하겠다" 고 밝혔다.

SK는 퇴출기업 임직원 처리와 관련해 "정리해고는 없다" 고 못박아 눈길을 끌었다.

퇴출기업 선정에서 빠질 것으로 기대했던 쌍용은 막판에 석유 판매회사인 범아석유가 포함되자 "이를 쌍용정유로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고 발표.

○…대기업들은 앞으로 예상되는 제2, 제3의 기업 구조조정작업이 어떻게 전개될까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이 해체되는 경우도 있을 것" 이라고 말한 부분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

○…한솔.코오롱.한라그룹 등 이번 퇴출기업 선정에서 빠진 대기업들은 그동안 외자유치 등과 같은 구조조정 노력이 나름대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

경제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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