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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사이버 사령부’ 10월 출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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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국방부가 사이버 테러에 맞서고 사이버 전쟁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0월께 전략사령부(STRATCOM) 산하에 ‘사이버 사령부(Cyber Command)’를 창설할 예정이라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사이버 사령관에는 국가안보국(NSA) 국장인 키스 알렉산더 중장을 대장으로 승진시켜 임명할 방침이다. 사이버 사령부 운영을 위해 지난해 의회가 통과시킨 170억 달러 규모의 사이버 관련 예산도 더 늘릴 계획이다.

미군은 그동안 인터넷 방화벽을 높이고 컴퓨터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수준에서 사이버 전쟁에 대처해 왔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인 대책으로는 미국을 사이버 테러로부터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뉴욕 타임스(NYT)는 “미 국방부와 미군의 컴퓨터 700만 대, 인터넷·인트라넷 1만5000망이 외국 정보기관의 해킹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다이하드 4.0’(2007년)에서는 미국이 사이버 테러를 받을 경우 교통·통신·금융·전력망이 완전히 마비되는 모습을 보여 줘 충격을 줬다. 사이버 사령부는 우선 미군의 사이버 방어망을 강화한 뒤 내년 10월께부터 적극적인 사이버 전쟁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인 외국의 인터넷 서버에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잠입시켜 해킹 프로그램을 파괴하고, 컴퓨터 칩을 제조할 때 비밀리에 악성 코드를 심어 적성국 정부의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인터넷으로 원격 조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적극적인 사이버 전쟁 수행은 다른 나라의 사이버 공격을 유발해 사이버 전쟁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국민의 프라이버시 보호 논란과 타국과의 외교 마찰도 예상된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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