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인력난 심화 10만명 부족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간호사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지는 21일(현지시간) 경기 침체로 외국인 전문 노동력이 모국으로 돌아가면서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비어 있다고 전하고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간호사 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내 간호 인력난의 주된 이유는 미국인 간호사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도시에 비해 중소도시에서 더 심각하다. 미 간호사협회에 따르면 전체 간호사 인구 250만 명 중 20%인 50만 명이 근무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병원에서 적은 돈을 받고 일하느니 차라리 집에서 쉬면서 더 나은 일자리를 기다리는 게 낫다고 여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로버트 웩슬러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임시 조치로 향후 3년간 매년 2만명의 외국인 간호사의 입국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웩슬러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이민법 개정 논의에서 이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간호사 인력을 조달하는 방안은 난관도 만만치 않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5일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미국 이민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실업 문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간호사를 불러들여야 하는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비즈니스 위크지는 전했다.

노조도 외국인 간호사 인력을 받아 들이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내국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밴더빌트대학 의료센터의 피터 버하우스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까지만 해도 미국내 간호사의 9%가 외국출신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6.3%인 4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10%는 미국으로 이민 온 지 5년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 간호사협회측은 “미국 의료진 근무환경을 개선한다면 더 많은 간호사들이 직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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