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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서 활력 얻는 사람들 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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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음달 10일 전시회가 열리는 제6회 교토국제만화전에서 한국인 정인경(31)씨가 대상인 금상에 선정됐다. 이 행사는 요미우리(讀賣)국제만화전과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카툰전시회로 올해는 51개국에서 938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일본 교토세이카(京都精華)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정씨는 피카소의 명작 '게르니카'를 감상하며 군복을 벗고 있는 군인을 담은 그림 등 한 컷짜리 카툰 세 점을 제출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위에 뽑혔다.

정씨는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예술로부터 삶의 에너지를 얻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것을 심사위원들이 의미있게 봐준 것 같다"며 "유럽 작가들에 밀려 일본 작가들도 한번도 못받은 이 전시회의 대상을 한국인인 내가 받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피카소와 루벤스의 걸작을 보며 삶의 에너지를 얻는 평범한 사람들을 한 컷에 응축한 정인경씨의 금상 수상작.

1996년 상명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세이카대에서 카툰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정씨는 현재 피카소의 풍자화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인문적 교양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학과에 입학했고, 대학에 다니면서 순정만화보다 정치.시사만평에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이번 수상에 앞서 G-8세계환경장관회의 기념만화전 대상(2000)과 교토국제만화전 은상(2002) 등을 받았으며, 2002년부터 일본과 한국에서 카툰 개인전을 세 차례 열었다. 그는 "학업이 끝난 뒤에는 일본에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할 생각이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신문의 시사만평을 꼭 한번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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