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잠재성장률 2~3%대 하락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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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연구소장들은 한결같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추락할 것을 우려했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가 가진 자본과 노동력을 활용해 물가 불안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 능력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잠재성장률은 9%를 넘었지만, 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급격히 떨어진 뒤 최근까지 4%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투자가 좀체 살아나지 않아 생산능력이 축적되지 않은 데다 고령화로 생산 인구도 정체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2050년에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려워진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 선진국들에 비해 하락 속도와 폭이 지나치게 큰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잠재성장률이 더욱 빠르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이 LG경제연구원은 3%대, 현대경제연구원은 2%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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