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월드컵]아시아축구 '고도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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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5일까지 아시아 출전 4개국이 모두 첫경기를 마쳤다.

한국.사우디아라비아.일본.이란은 1차전에서 모두 졌으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묘하게도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3개국은 모두 강호들에 1 - 0으로 졌다.

사우디는 유럽강호 덴마크에, 일본과 이란은 우승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와 유고에 각각 졌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보면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월드컵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일본은 강호 아르헨티나와 대등한 경기를 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일본은 본선 첫경기에서 강호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조직력과 강한 미드필드진을 바탕으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나카타를 중심으로 한 미드필드진은 중원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고 소마의 오버래핑도 위력적이었다.

다만 일본의 최대 약점인 공격진이 득점으로 연결시킬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수비진의 실수로 바티스투타에게 결승골을 내준 장면이 아쉬웠다.

이란 역시 프랑스월드컵 최대 다크호스로 꼽히는 유고를 맞아 알리 다에이.아지지.바게리 등 독일 3인방을 앞세워 훌륭한 경기를 했다.

비록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내주긴 했어도 위력적인 공격으로 유고 수비진을 위협했다.

일본과 이란의 경기에서 한국이 배울 점은 모두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이다.

86년 멕시코월드컵 첫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만난 한국이 주눅이 들어 제 플레이를 못했던 경험과 견주어 보면 일본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줬다.

즉 월드컵 본선에서 아르헨티나라는 강호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눅들지 않고 평소 하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다섯번째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아직까지도 평소 하던대로 하지 못하고 자꾸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파리 =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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