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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록음악 30년 정리 '리와인드'음반 출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자연히 뿌리를 찾기 마련이라던가.

60년대말 신중현으로부터 70년대 통기타, 보컬그룹을 거쳐 80년대 대학가요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한국의 록음악도 이제 한번쯤 정리할 때가 된 게 아닐까. 최근 발매된 편집음반 '리와인드 (Rewind)' 도 이러한 차원에서 제작됐다.

이 앨범이 '튀는' 점은 두 가지. 이제는 고전이 돼버린 과거의 록음악을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후배들이 리메이크했다는 점과 그들이 모두 언더그라운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 황신혜밴드가 80년대 초반 운동가요로 널리 불렸던 한돌의 '못생긴 얼굴' 을 펑크스타일로 재해석했고 델리 스파이스가 어떤날과 들국화가 발표했던 '오후만 있던 일요일' 을 테크노풍으로 바꿔 불렀다.

또 '고구마' 라는 애칭이 있는 권병준의 밴드 강아지가 조하문의 '고통없는 나라' 를, 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가 조동진의 '제비꽃' 을 새로운 감각으로 보여준다.

또 김창완의 '더더더' 를 부른 동물원 출신의 김창기나 옥슨80의 '불놀이야' 를 부른 윤도현 밴드같이 오버와 언더의 중간쯤에 위치한 음악인들 참여했다.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곡은 한국음악만 노래하는 일본인 밴드 곱창전골의 '안개를 헤치며' .이들이 평소 흠모해왔던 신중현의 곡을 사이키델릭한 스타일로 들려준다.

어눌한 한국어가 조금 걸리지만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일본의 인디록 밴드의 음악이라는 의의가 있다.

음반 기획자 전상윤씨가 밝히는 제작 배경. "당시는 지금보다도 음악이 훨씬 풍부하고 다양했던 황금시대였다.

그 시절의 음악정신을 되살리는 쪽은 아무래도 언더그라운드 진영이라고 생각해 참여시켰다. " 즉 이들이 과거를 정리하는 뜻은 다시 한번 록의 황금기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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