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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월드컵]'골 넣을뻔한' 칠라베르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골키퍼로서 월드컵 사상 첫 골을 노리는 '파라과이의 수호신'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 (33) 는 '골 넣는' 이색 골키퍼다.

그는 12일 밤 (한국시간) D조 불가리아전에서 원하던 '첫골' 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프리킥 키커로 나선 후반27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날린 절묘한 왼발 슛이 아슬하게 골키퍼 펀칭에 걸렸다.

불가리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프리킥이었다. 전반엔 하프라인까지 직접 드리블을 하는가 하면 골킥을 상대 문전까지 차올렸다.

"축구에는 항상 가능성이 존재한다" 는 그는 "사람들은 GK가 골을 넣으면 안되는 줄로 생각한다" 며 골에 집착을 보였다.

그런 그가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에서 특유의 '괴짜기질' 과 함께 가공할 공격력을 발휘, 세계 축구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그는 골대만 지키는 '평범함' 을 거부한 셈이다. 쇼맨십도 가위 특급이다. 경고카드를 꺼내들려고 하면 강력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1m88㎝.93㎏의 거구. 걸쭉한 입담은 동료들의 전의를 북돋기에 충분했다. 팀 소속은 파라과이 벨레스.

89년 대표에 발탁된 그는 A매치 34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고 96년 GK로는 처음으로 남미지역 MVP에 뽑혔다.

국내에서는 통산 32골. 그의 말대로 앞으로의 경기에서 과연 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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