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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금성]오페라 무대된다…푸치니 오페라 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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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중국 베이징 (北京) 자금성 (紫禁城) 이 화려한 오페라 무대로 바뀐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가 오는 9월 5일부터 13일까지 이곳에서 야외공연으로 펼쳐지게 된 것이다.

영화감독 장이모 (張藝謨) 와 지휘자 주빈 메타 (62)가 각각 연출과 지휘를 맡고 이탈리아 '피렌체 5월음악제' 오케스트라.합창단을 비롯, 1천명의 출연진이 동원되는 매머드급 공연. 무대폭만 82m에 달한다.

마지막 날 공연이 끝나면 무대의 배경이 되는 인민문화궁전의 출입문을 활짝 열고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하는 갈라 디너가 펼쳐진다.

관객은 1회당 4천2백명. 총제작비 1천5백만달러 (약2백10억원) 중 3분의1을 기업협찬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관객의 절반 이상이 외국 기업들이 초청한 중국 기업인들. 나머지는 이 공연에 맞춰 중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로 채워진다.

협찬기업은 2백여개. 1만5천달러 (입장권 10장과 저녁식사) 만 내면 협찬사로 등록할 수 있다.

2백장의 티켓은 물론 광고 독점권에다 명조 (明朝) 식 전통 만찬과 중국 고위층과의 접촉 기회를 보장하는 1백만달러짜리 협찬에는 2개사가 응모했다.

미국의 한 보험회사는 홍콩에 있는 2백명의 고객을 이 공연에 초청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부부가 오페라 관람을 포함한 패키지 관광 (12박)에 드는 비용은 5천6백달러 (약7백80만원) .

지난 20년간 자금성을 배경으로 '투란도트' 를 상연하자는 서방측의 제의를 완강히 거부해온 중국 정부가 지난해 봄 이번 공연을 허가한 것은 관광객 유치 때문. 카라얀도 80년대초 이곳에서 '투란도트' 비디로 제작을 추진했으나 거절 당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투란도트' 공연이 중국에 안겨줄 경제적 효과를 1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푸치니의 마지막 미완성 작품인 '투란도트' 는 칼라프 왕자가 류의 희생으로 잔인하고 콧대높은 투란도트 공주와의 결혼에 성공한다는 줄거리. 궁정 결혼식이 일대 장관을 이룬다.

張감독은 지난해 피렌체에서 상연된 '투란도트' 에서 주빈 메타와 호흡을 맞췄고 자금성을 배경으로 아카데미 수상작 '홍등 (紅燈)' 을 촬영한 바 있다.

이번 무대에선 홍색과 황색이 넘쳐나는 경극 (京劇) 의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 또 류가 자결하는 대목에서는 무사들이 쓰는 대형 검 (劒) 대신 머리에 꽃는 비녀를 사용할 계획이다.

야외공연의 성패를 좌우하는 최대의 변수는 날씨. 그래서 중국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청명한 가을날씨가 계속되는 9월초를 잡았다.

이번 공연을 주관하는 OOS (Opera in Original Site) 는 지난 87년 이집트 룩소르에서 열린 베르디의 '아이다' 를 비롯, 오페라 무대의 배경이 되는 원래의 장소에서 야외 오페라 공연을 추진하는 팀. 주빈 메타 역시 90 로마 월드컵 3테너 콘서트를 시작으로 야외공연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이번 공연실황은 RCA레드실 레이블로 내년초 전세계에 발매될 예정. 자금성 공연 홈페이지는 www.turandot - on - site.com.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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