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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건강]고온다습 날씨…인체도 저기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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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상청은 올 장마가 예년보다 1주일 가량 빠른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장마철의 특징은 고온다습. 이런 날씨에는 인체의 기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질 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장마철을 건강하게 지내는 법을 짚어본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는 장마철은 '먹는 것' 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고온다습한 기후조건을 틈타 음식물이 쉽게 변질돼 배탈.설사 등을 일으키기 쉬운데다 장티푸스.이질등 수인성 전염병까지 활개를 치기 때문이다.

특별하게 장마철에만 사는 세균은 없지만 장마철에 질병이 늘어나는 것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세균의 번식속도가 빨라지기 때문. 서울대의대 내과 오명돈 (吳明燉) 교수는 "세균이 사람의 몸속에 들어와 병을 일으키려면 일정한 '수' 에 이르러야 하는데 장마철 기후조건에서는 세균의 숫자가 늘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현저히 짧아진다" 고 설명한다.

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었을 때 질병을 일으키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

또 살균효과가 있는 햇빛의 자외선 양이 장마철에 줄어드는 것도 세균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데 한 몫을 한다.

장마철 식중독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세균은 포도상구균. 세균은 주로 요리하는 사람의 손에 난 상처를 통해 번식하다가 음식물로 전해진다.

포도상구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으므로 음식물이 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미리 조심해야 한다.

세균이나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가 몸속에 들어와 장 점막을 자극하면 장운동이 빨라져 장에서의 수분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설사를 하게 된다.

이럴때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하는 것은 금물. "설사는 몸속으로 들어온 독소나 세균을 빨리 배출시켜 장에 흡수되는 것을 막는 일종의 인체 방어기전이므로 억지로 설사를 방지하는 것은 몸에 더 해롭다" 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탈수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대개 하루 이틀후에는 설사가 멎는다는 것.

하지만 고열을 동반한 설사가 3일이상 계속되거나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장티푸스나 이질 등 수인성전염병은 균에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통해 발병하며 전염성이 강하고 고열.신경계 이상 등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원인균이 열에 약하므로 음식을 끓여 먹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세균감염의 위험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음식재료뿐 아니라 조리기구도 끓여 소독해야 하지만 번번이 삶기는 불가능하다.

이때는 세균이 살기 적당한 온도.습도.pH등 생육조건을 깨는 방법으로 살균효과를 노려볼 만하다.

예를들어 식기나 도마.행주등에 50~60℃정도의 뜨거운 물을 붓거나 부엌 개수대를 식초나 소다수로 닦아 강산성, 또는 강알칼리성 조건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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