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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략본부장 ‘여성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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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가 3개 사업부문(홈·개인·기업) 전략본부장에 모두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여성 소비자의 선택권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객 취향은 여성이 잘 안다”는 이석채 회장 지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T는 21일 기업고객 전략본부장에 이영희(51) 남부 법인사업단장을 선임했다. 이에 앞서 15일엔 송영희(49) 전 LG생활건강 마케팅담당 상무를 홈고객부문 전략본부장, 지난달 말엔 양현미(46) 전 신한은행 마케팅전략본부장을 개인고객 전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들 여성 3인방은 KT의 3개 핵심 부문에서 영업·마케팅의 브레인 역할을 맡는다. 표현명 코퍼레이트센터 부사장은 여성 임원의 전진 배치에 대해 “여성의 섬세함이 반영된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관료적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되리란 기대도 있다.

여성 3인방은 사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파워우먼이다. 기술고시 출신인 이 전무는 1981년 체신부(현 방송통신위) 관할 영동전화국에서 20대 초반의 기술과장으로 통신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KT 여성 직원 최초로 해외 근무(베이징 사무소장)를 했고, 초대 미디어본부장으로 이 회사의 IPTV 사업을 이끌었다. 그는 “기업 고객에 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 같은 개별 상품을 팔기보다 통신망 관리나 원격 관제, 유무선 통합상품과 이들을 결합한 토털 컨설팅 등의 서비스로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송 전무는 화장품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여성 마케팅 전문가다. 부산대 영문과, 서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글로벌 화장품업체인 에스티로더에서 마케팅 이사를 지냈다. 2002년 LG생활건강으로 스카우트될 때는 상무 평균 연봉의 두 배를 웃도는 보수를 약속받아 화제가 됐다. LG생활건강에서도 고가 브랜드 ‘더 후’와 백화점 전용 브랜드 ‘오휘’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서울대 수학과, 미 뉴욕주립대 응용수학 박사 출신인 양 전무는 데이터베이스 분석 마케팅 전문가다. 2007년 신한은행에 스카우트되기 전에는 미국 뉴욕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 본사에서 고객관계관리(CRM) 마케팅 전략을 맡았다. 그는 “고답적인 감성 마케팅이나 밀어내기식 영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과학적 마케팅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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