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반도 날씨는 가을께부터 가뭄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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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말 적도 부근에서 크게 기승을 부렸던 엘니뇨가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국내 한 연구결과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초에 걸쳐 한반도에 극심한 가뭄이 올 것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이같은 예상은 고려대 윤용남 (尹龍男.토목환경공학과).부산대 신현석 (申鉉釋.토목공학과) 교수팀이 지난 25년간 엘리뇨와 국내 강수 (降水) 패턴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얻어낸 것.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에는 지난 70년 이래 94.95년 등 모두 8차례에 걸쳐 가뭄이 발생했다.

이중 6차례는 엘니뇨후 일어난 가뭄으로 엘니뇨가 한반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조사지역 강수량을 남방진동지수 (SOI) 와 종합해 데이타를 만든 결과, 영호남지방 11개중 부산.울산을 제외하고 포항.군산등 9개지역이 통계유의수준을 넘겨 '가뭄경고' 지역으로 나타났다.

실제 97년초 엘니뇨가 발생한 이후 이 해 9~10월 남부지방에 가뭄이 내습, 강우량이 평년의 15%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저수율도 예년의 30~60%에 그쳤다.

이번 연구결과 엘니뇨에 따른 한반도의 가뭄은 엘니뇨 발생 당시보다는 발생후 9~15개월 사이에 가장 뚜렷히 나타나 일종의 '지연효과' 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申교수는 "엘니뇨는 해안의 기상변화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며 적도와 가까운 남부지방에서 영향력이 더 두드러지는 만큼 이에따른 대비책이 있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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