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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하와이에 요격 미사일·레이더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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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하와이에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하와이 쪽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미국 영토를 지키기 위한 요격 미사일과 해상 레이더망을 하와이에 배치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THAAD(이동식 고고도 전역방어) 미사일을 하와이에 배치하고 인근에 SBX(해상 X밴드 레이더)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THAAD는 대기권으로 진입한 적의 미사일을 최종 단계에서 요격 미사일로 격추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한다. 2005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SBX는 최첨단 탄도미사일 추적 장비다. 4800여㎞ 떨어진 야구장의 야구공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게 미사일의 탄두와 유도장치를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은 미국 영토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해 놓았으며,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 기지에 배치된 지상(고정식) 요격미사일도 명백히 발사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 동창리에서 발사 준비 중인 장거리 미사일이 일본 아오모리(靑森) 상공을 통과해 하와이로 날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가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리우리(讀賣) 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방위성은 4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도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발동해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 3척을 동해와 태평양에 출동시키는 한편 지대공 패트리엇(PAC3) 부대를 아키타(秋田)·이와테(岩手) 등 5곳에 배치했다.

워싱턴·도쿄=김정욱·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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