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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애니깽' 내일부터 예술의전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구한말 불법이민 송출업자들에게 속아 제물포항을 출발, 멕시코 선인장 농장에서 강제노역에 가까운 삶을 살았던 조선 노동자들의 이야기 '애니깽' 이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왜 하필 '애니깽' 이지? 영화진흥공사의 사전제작금 10억원으로 제작에 들어가 96년 대종상에서 갖은 추문에 휘말렸던 영화 '애니깽' 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반문할 지 모른다.

그간의 사정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지켜본 사람이 '애니깽' 원작자인 극단 신시 대표 김상열씨. 88년 올림픽 관련 특집TV드라마 취재차 다녀오던 여행길에 우연히 만난 멕시코 이민 1세로부터 한 서린 노예이민의 역사를 듣고 와 연극 무대에 올린 주인공이다.

"무능한 통치권력에 희생당한 선조에게 대신 제사라도 지내는 심정으로" 쓴 이 작품의 영화판권은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고, 정작 영화가 완성됐을 때는 제사는 커녕 추문때문에 원작에 얼룩만 지고 말았다.

'광복 50주년 기념' 작품을 준비하는 서울예술단 측이 '애니깽' 이란 제목을 바꿀까 고민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뮤지컬 '애니깽' 은 40℃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 죽어간 조선노동자들에 대한 진혼이자 '애니깽' 스스로에 대한 복권의 의미를 담고 있다.

송용태.박철호가 고종황제에게 실상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농장을 탈출, 제물포에 도착한 노동자 대표역을 연기한다.

02 - 523 - 0845.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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